미·중 반도체 무역, 러시아 전쟁 지원 위한 물류 감소

미국 상무부의 비공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홍콩을 통해 러시아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운송된 반도체 및 기타 제한 품목의 물량이 5분의 1로 감소했다. 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제재 회피의 중심지로 남아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관계자는 홍콩을 통한 주요 우선 품목(Common High Priority Items, CHPL) - 미세전자기술 등 고급 부품 - 의 환적이 1월부터 5월 사이 28% 감소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같은 기간 동안 홍콩을 제외한 중국 본토를 통한 환적은 19% 감소했다.

로이터는 처음으로 이 비공개 데이터를 보도했다.

중국을 통해 러시아로 이중 용도 품목이 환적되는 것에 대해 묻자, 상무부는 "우크라이나와의 잔인한 전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 및 기타 품목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을 제한하려는 노력"에 대한 이전 성명을 참조하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홍콩과 중국을 러시아가 군사용 자재, 반도체 및 드론 부품을 조달하는 주요 글로벌 노드로 보고 있다.

상무부 관계자는 "일부 무역을 늦출 수 있었던 점에서 적어도 낙관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서도 "여전히 중국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이는 모스크바의 무기 제조업체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수출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홍콩의 유령 회사들을 포함해 러시아 군과 상업적으로 연관된 전 세계 단체들에 대해 여러 차례 제재를 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무부 관계자는 불법 흐름의 감소가 미국 당국의 적극적인 집행과 환적되는 제품의 제조사와의 협력 등 여러 요인의 결과라고 말했다. "우리는 전장에서 발견되는 물품을 제조하는 모든 회사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러시아로의 물류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다른 국가가 부과한 일방적 제재를 시행하지도 않고 법적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지시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부과한 제재를 철저히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세관청과 외교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러시아 대사관도 응답하지 않았다.

워싱턴 기반 글로벌 보안 비영리 단체 C4ADS의 별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8월부터 12월까지 홍콩 등록 업체 200여 개가 러시아 구매자에게 약 20억 달러 상당의 물품을 선적했다.

로이터가 검토한 홍콩 자유재단(CFHK)의 다가오는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홍콩을 통해 7억 5천만 달러 상당의 CHPL 품목이 선적되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와 프랑스의 벡트라웨이브(Vectrawave),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인텔의 저가 칩이 포함되었다. 일부 제한 품목은 제재 대상 러시아 기업에 선적되었다고 CFHK는 밝혔다.

엔비디아는 2022년 3월 러시아로의 판매를 중단했으며 모든 관련 미국 법률을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러시아 군사 장비에서 자사 칩 사용을 강력히 반대하며, 자사 제품의 러시아로의 불법 전환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미국 수출 규정과 제재를 엄격히 준수하며 공급업체와 유통업체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벡트라웨이브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CFHK 보고서의 저자인 변호사 사무엘 비켓(Samuel Bickett)은 "홍콩 기반 회사들이 민감한 기술과 상품의 이전을 촉진하여 국제 안보와 안정을 저해한 수많은 사례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2023년 C4ADS의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1백 58만 달러와 1백 21만 달러 상당의 두 건의 선적품이 홍콩의 고급 사무실 건물에 비밀 주소를 둔 말라코르 일렉트로닉스(Malachor Electronics)라는 발송자에 의해 모스크바에 있는 '로토스(Lotos)'라는 회사로 선적되었다.

말라코르의 이사인 콜린 스티븐슨(Colin Stevenson)은 영국 주소를 두고 있으며,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2023년 8월부터 12월까지 홍콩 발송자에 의해 러시아로 선적된 엔비디아 제품은 총 1,760만 달러 상당이며, 중국, 대만, 터키, 태국, 세르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거래되었다.

선적품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장에서 발견한 드론에 사용되는 '젯슨 TX2(Jetson TX2)' 엣지 AI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었다. 엔비디아 대변인 존 리조(John Rizzo)는 "중고 젯슨은 많은 중고 채널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판매 후 제품을 추적할 수는 없지만, 고객이 미국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벡트라웨이브의 반도체 2건의 선적품은 각각 1백만 달러 상당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분류되었다. 벡트라웨이브는 레이더를 포함한 첨단 통신 및 방어 시스템용 특수 반도체 제조업체다.

홍콩에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등록하는 용이성으로 인해 홍콩 회사 등기부에서 발견된 바와 같이 홍콩의 해운 및 물류 회사와 기타 중개업체가 이란과 북한과의 제한 무역 및 금전 흐름을 촉진했다. 일부는 미국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로이터는 홍콩의 콰이 청(Kwai Chung) 컨테이너 항구 근처 산업 건물 방문에서 세관 기록과 법인 서류에 명시된 발송인의 폐쇄된 사무실을 발견했다. 벡트라웨이브 칩의 발송인인 얼라인 트레이딩(Align Trading)은 수백 개의 홍콩 회사 등기부 편지가 쌓인 곰팡이가 핀 방을 주소로 두고 있었다. 얼라인의 중국 이사인 리 얀칭(Li Yanqing)은 남부 중국의 구강(Jiujiang)에 주소가 등록되어 있으며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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