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차기 현물 ETF 주자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가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오는 5월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향후 3개월 동안 이더리움이 4000달러까지 상승하며 비트코인을 능가하는 실적을 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편, 선물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달간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ETH/BTC)' 비율이 계속해서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실적 우위를 예상하고 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블로핀의 데이터에 따르면 각 만기별 이더리움·비트코인 선물 가격 비율인 'ETH/BTC 선물환율 기간구조(ETH/BTC forward term structure)'가 최근 하락세를 보였다.
블로핀의 변동성 트레이더 그리핀 아던은 이러한 하향 추세에 대해 "트레이더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약세를 보일 것을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시장이 비트코인 실적을 더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후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에 ETF 승인 이후 며칠 동안 ETH/BTC 비율은 0.059달러까지 17% 상승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ETH/BTC 비율은 다시 0.053달러로 되돌림했다.
그리핀 아던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 대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마켓메이커의 잠재적 헤징 활동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더리움 콜옵션(강세 베팅)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로 인해 마켓메이커는 양의 감마 상태에 놓였고 감마 중립을 만들기 위해 기초자산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러한 헤징 활동이 의도치 않게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로핀 변동성 트레이더는 "많은 커버드콜이 이더리움 옵션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마켓메이커가 기록적인 양의 감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헤징 활동으로 인해 상승이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SEC의 증권·상품 분류 문턱을 완전히 넘어서지 못했다는 우려가 ETF 상승 동력을 억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SEC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가 대부분 '증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작년 6월 거래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더리움은 증권으로 지목되지 않았지만, 비트코인처럼 '증권이 아니다'라는 공식적인 입장이 나온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JP모건(JPM)은 "SEC가 5월까지 이더리움을 상품으로 분류할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면서 "규제 당국이 올해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은 50%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소재 기관급 트레이딩 기업 QCP 캐피털도 지난달 29일자 보고서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과 관련해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지분증명 방식인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다른 자산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불확실성이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EC는 최근 블랙록, 피델리티 등 여러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연기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에 따르면 가장 빠른 최종 결정일인 5월 23일까지 여러 차례 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2일 오후 6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88% 오른 4만2985달러에, 이더리움은 1.73% 오른 2309.3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