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식 트위터(X)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고 발표했지만 계정 해킹에 따른 가짜뉴스인 것으로 판명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국 SEC는 공식 X 계정에 겐슬러 발언 이미지를 첨부한 트윗을 통해 "오늘 SEC는 미국 내 모든 등록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는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면서 "승인된 비트코인 ETF는 지속적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감시 및 규정 준수를 따르게 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SEC가 X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소식을 전할 줄 몰랐다"면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의아함을 표했다.
한편, SEC 공식 계정의 ETF 승인 트윗은 증권 당국이나 임직원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 계정 해킹으로 유포된 가짜뉴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ETF 승인은 사실이 아니며 SEC의 공식 계정 해킹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ETF 승인 트윗이 삭제되지 않은 가운데, SEC 위원장은 "SEC 공식 X 계정이 해킹에 노출돼 미승인 트윗이 게시됐다"면서 "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거래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SEC 공식 X 계정도 동일한 내용의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예상 승인일을 앞둔 시장이 ETF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에서 SEC 공식 계정이 내놓은 가짜뉴스가 시장 혼란을 야기하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SEC 계정발 가짜뉴스는 급격한 시세 변동을 초래했다. 비트코인은 승인 트윗에 일시적으로 4만7900달러까지 반등했다가 가짜뉴스로 판명되면서 4만5430달러까지 급락했다. 코인그래스에 따르면 1시간 동안 5397만 달러의 비트코인 포지션을 포함해 총 8116만 달러 상당의 선물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매체 폭스비즈니스는 "SEC 계정 해킹으로 게시된 ETF 승인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 SEC가 '시장 조작'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빌 해거티 상원의원도 "SEC에서 일어난 일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의회에 해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추진했던 제미니 창업자인 윙클보스 형제도 "오늘 SEC는 그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보여줬다"면서 "시장을 조작하고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SEC 집행부에서 조만간 SEC의 소셜 미디어 및 사이버 보안 팀에 웰스노티스(잠정적 소송 대상에게 사전 해명을 요구하는 통지)를 보내며 소송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SEC의 집행을 통한 규제 방식을 꼬집었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프닝에도 불구하고 ETF 승인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제임스 세이파트는 "승인 시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달라진 것 없이, 여전히 승인 시점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비트코인 현물 ETF는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목요일(11일) 거래 시작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츄나스도 "1월 10일 16시(현지시간, 우리나라 시간 11일 오전 6시) 승인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누군가 하루 전에 미리 트윗을 업로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10일 오후 16시~17시 사이 승인을 받고 11일 출시될 예정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발키리 최고투자책임자(CIO)이자 공동 창립자인 스티븐 맥클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10일 승인을 95%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주 동안 승인을 향해 달려왔고 매우 흥미로웠다"면서 "수요일 승인 후 목요일 출시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