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준비 중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티커명으로 '호들(HODL)'을 사용할 계획이다.
반에크는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서 암호화폐 커뮤니티 유행어 'HODL'을 '반에크 비트코인 신탁(VANECK BITCOIN TRUST)'의 티커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티커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 종목의 알파벳 약자이다. 기업을 연상할 수 있는 4자리(뉴욕증시), 5자리(나스닥) 알파벳 약자로, 종목을 쉽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게 해준다. 코인베이스는 COIN,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MSTR 등의 티커명을 사용하고 있다.
호들(HODL)은 HOLD의 오타에서 시작된 암호화폐 커뮤니티 유행어다. 시세와 상관 없이 암호화폐를 매도하지 말고 보유하라는 의미가 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반에크가 블랙록, 인베스코, 피델리티의 부머(Boomer)스러운 선택을 벗어났다"면서 "틈새 시장을 전문으로 하며 탄탄한 소매 기반을 가진 반에크의 이러한 차별화 방식은 현명한 결정일 수 있다"고 평했다.
블랙록, 인베스코, 피델리티 투자 상품의 티커명은 IBTC, BTCO, FBTC이다.
네이트 제라시 ETF 스토어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을 아는 개인 투자자들은 반에크의 티커를 좋아할 것이며 부머 투자자도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투자 설명서에서 부정적인 인상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에크는 2018년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시도해온 뉴욕 뮤추얼·ETF 운용사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위한 규제 작업을 진행 중으로, 지난 8일 수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반에크는 수 년 동안 해당 상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이번이 5번째 수정안 제출"이라고 설명했다.
현물 ETF는 투자자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해주는 투자 상품이다. 이를 통한 신규 자금과 기관 투자자 유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들은 내년 1월 SEC의 첫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90%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