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 당국인 '연방준비은행(Fed, 연준)'이 CBDC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법안 발의자 톰 에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CBDC 감시국가 금지법안(CBDC Anti-Surveillance State Act)'은 연준이 CBDC를 개인에게 직접 발행하거나 중개기관을 통해 간접 발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개인 금융 정보 수집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연준과 재무부가 의회 승인 없이 CBDC 발행 권한 없음을 명시한다.
아울러, 연준이 통화정책 시행에 CBDC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해 CBDC를 미국 경제 통제 도구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며, 현금의 익명성을 유지하는 미래 디지털 현금 혁신과 개발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를 통과한 해당 법안은 하원의회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톰 에머 의원은 성명을 통해 연준이 발행하는 CBDC는 '감시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법안이 "바이든 행정부가 금융 감시 도구를 만들어 미국 시민이 살아가는 방식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CBDC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와 달리 정부가 설계·발행·통제하는 디지털 화폐로, 정부가 개인의 거래를 감시하고 제한할 능력을 부여할 수 있는 "완전히 비미국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다른 국가들이 CBDC를 활용해 자국민을 상대로 금융 시스템을 무기화하는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중국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CBDC를 통해 국민의 소비 습관을 추적하고 이에 대해 보상·처벌하는 사회적 신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톰 에머 의원은 이 같은 금융 감시 욕구가 미국에서도 거점을 마련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CBDC 연구개발을 지시한 대통령 행정명령은 개인의 금융 프라이버시 권한을 감시 도구인 CBDC와 맞바꿀 용의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암호화폐 로비 그룹 블록체인협회는 트위터(X)를 통해 법안 통과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CBDC는 정부가 시민의 모든 거래 내역을 추적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금융 프라이버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