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글로벌 결제기업이 페이팔USD(PYUSD)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의 은행 규제를 담당하는 통화감독청(OCC)의 전임 청장이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시장과 업계, 그리고 의회 및 기관은 서로 다른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12일(현지시간) 브라이언 브룩스 전 통화감독청장은 공식 채널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공고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탈 달러화에 대항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며, 달러화 스테이블코인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달러화 수요를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맥신 워터스 하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현지시간)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계획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연방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페이팔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려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팔은 전 세계 4억3500만 이용자를 보유하며 이는 모든 대형 은행의 종합 온라인 계좌 수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팔의 규모와 도달 범위를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 운영에 대한 연방 감독 및 집행은 소비자 보호 및 금융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맥신 워터스 의원은 "연방 차원의 명확하고 강력한 소비자 보호 방안이 없다면 소비자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서 "새로운 화폐 발행을 의미하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가드레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통화 정책과 공급을 담당하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중앙은행으로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과 업계, 그리고 의회의 서로 다른 입장에 기관 투자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해 낙관했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분석업체 0x스코프(0xScope) 산하 스코프스캔(Scopescan)이 트위터를 통해 "어브랙서즈 캐피털(Abraxas Capital)로 추정되는 주소 '0x0f1d'가 최근 컴파운드(COMP) 및 아베(AAVE)에서 대량의 BTC와 ETH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대출했다"고 설명했다.
스코프스캔 트위터에 따르면, 해당 주소는 여러 거래소에 5800만개의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했다. 이는 현재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나타낸다고 회사는 주장했다.
하지만 연준은 이 같은 상황에 제동을 걸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보유 등 관리·감독 가이드라인을 구축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주립은행(State banks)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통화감독청(OCC) 해석서 1174(OCC Interpretive Letter 1174)에 따라 은행에서 허용된 활동, 즉 달러 연동 토큰 발행, 보유, 거래 등을 통한 결제 용도로의 활동을 추진하려는 은행은 해당 활동을 안전하고 건전한 방식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치를 연준 감독기관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갖추어야 한다.
이에 따라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은행은 해당 활동에 착수하기 전, 연준으로부터 감독의 서면 통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시험을 위한 목적을 포함해 달러 연동 토큰 발행을 추진하려는 은행은 해당 활동에 참여할 의향을 연준의 주요 감독관에게 통지해야 하며, 해당 활동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야 한다. 이에 연준 관계자는 은행과 연락해 제안된 활동과 은행이 마련한 통제 구조에 대해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추가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감독 관계자의 반대 의견이 포함된 서면 통지를 받게 될 경우 은행은 계속해서 감독 검토 및 강화된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
감독관의 서면 통지를 획득하기 위해선 은행은 해당 활동에 적절한 리스크 관리 관행을 구축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는 해당 활동의 리스크를 식별, 측정, 모니터링, 통제하기 위한 충분한 시스템을 갖추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달러 연동 토큰에 관한 정책 성명의 전문에서 언급된 리스크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게 연준 측 입장이다. 이에 연준은 ▲운영리스크 ▲사이버보안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불법 금융 활동 리스크 ▲소비자 준수 리스크 등 총 5개 리스크에 대해 중점을 둔다.
연준의 이번 발표는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지 하루 만에 나온 것으로, 업계와 시장은 연준의 이 같은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