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습격을 받았다.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를 떠받치는 세계 최초의 탈중앙 전자화폐 시스템이 장난스런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과 대체가능토큰(Fungible token)으로 넘쳐나고 있다.
이더리움처럼 애초에 북적부적한 생태계를 구상하며 스마트 컨트랙트로 판을 깔아준 것도 아닌데 기술 틈새가 열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생태계에 난입해 활보하고 있다.
비트코인 조각에 데이터를 새길 수 있게 해주는 프로토콜 '오디널스(ordinals)'와 비트코인 토큰 발행 표준 'BRC-20'의 등장이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비트코인 거래' 이외의 잉여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성역처럼 보존된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침범한 악동인지, 느슨해진 비트코인 개발 판(板)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메기인지 관심이 쏠린다.
◇ 비트코인 토큰 생태계의 시작, '오디널스'와 'BRC-20'
프로토콜 '오디널스(ordinals)'와 비트코인 토큰 발행 표준 'BRC-20'이 비트코인 토큰 생태계를 태동시켰다.
오디널스(ordinals)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조각에 임의의 데이터를 삽입할 수 있는 레이어1 프로토콜이다.
개발자 케이시 로다모어(Casey Rodarmor)가 지난해 개발하기 시작해 올해 1월 21일 출시했다.
오디널스는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금액 단위인 '사토시(0.00000001 BTC)'에 생성 순서에 따라 번호를 매긴다.
즉 '서수(ordinal, 순서를 나타내는 수)'를 부여해 각 사토시를 식별하고 조회하고 전송할 수 있도록 한다.
번호가 붙은 각 사토시에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임의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이렇게 데이터가 새겨진 사토시를 프로토콜 이름을 따라 '오디널스'라고 불렀다.
다른 사토시로 대체할 수 없기에 '비트코인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 NFT)'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직접 새긴다는 의미에서 '비문(碑文)' 또는 '인스크립션(inscription)'이라고도 불린다.
오디널스 창시자는 콘텐츠가 블록체인 외부에 저장되는 NFT와 달리 온체인에서 완전 발행되어 영구 불변하다는 특징을 강조하는 '디지털 아티팩트(digital artifact)'라는 이름을 권장했다.
BRC-20 BRC-20은 비트코인 토큰 발행 표준이다.
토큰 표준은 토큰을 발행할 때 사용하기로 정한 기본 틀, 즉 기본 규칙이다. 기본 틀을 이용하면 서로 호환되는 토큰을 손쉽게 발행하고 관리할 수 있다.
오디널스 생태계가 비트코인 NFT로 주목받기 시작한지 약 한 달 반 만에 대체가능토큰(fungible token)을 발행할 수 있는 토큰 표준이 등장했다.
익명의 온체인 분석가 도모(Domo)는 3월 8일 오디널스 프로토콜을 이용해 비트코인에 토큰 계약을 배포하고, 토큰을 발행·전송할 수 있는 토큰 표준 'BRC-20'을 공개했다.
이더리움 토큰 표준 'ERC-20'에서 이름만 차용했지 작동 방식은 다르다. ERC-20과 달리 토큰 표준과 규칙을 관리하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는다.
BRC-20은 단순히 사토시에 스크립트 파일을 새겨, 토큰이 각 사토시에 내장되도록, 사토시를 통해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BRC-20는 데이터 저장∙전송에 많이 쓰이는 경량화된 데이터 교환 포맷 '제이슨(JSON, JavaScript Object Notation)' 데이터를 사토시에 새긴다.
아래는 도모가 발행한 최초의 BRC-20 토큰 '오디(ordi)'에 들어있는 제이슨 데이터이다.
프로토콜은 brc-20, 운영 동작은 '배포(deploy)', 토큰 이름(4글자) ordi, 최대 발행량 2100만개, 생성 제한 개수 1000개 등이 설정돼 있다.
◇ 비트코인 DNA를 바꾼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오디널스와 BRC-20는 먼저 비트코인 블록체인 차원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바로 세그윗(Segwit)과 탭루트(Taproot)라는 두 번의 소프트포크다.
세그윗(Segwit, Segregated Witness) 2017년 8월 트랜잭션(거래 내역) 데이터와 함께 블록에 저장했던 증명 데이터를 별도의 필드에 분리 저장시킨 업그레이드다.
블록은 크기가 1MB로 제한되는데, 트랜잭션 데이터가 아니라 주소, 공개키, 디지털 서명 등 트랜잭션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가 블록 공간을 많이 차지했었다.
세그윗을 통해 별도의 증명 필드에 증명 데이터를 담아 블록 크기(1MB)를 변경하지 않고도 담을 수 있는 트랜잭션 개수를 늘릴 수 있었다.
블록 외부에 있는 증명 필드(3MB)까지 오디널스가 데이터를 새길 수 있는 4BM의 공간이 확보됐다.
평균적으로 1.5-2.0MB의 블록 공간이 사용됐는데 오디널스가 나오면서 3.0MB까지 공간 사용 수준이 증가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비트코인 사상 최초로 4MB의 공간을 모두 사용한 블록이 나오기도 했다.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에 따르면 블록 당 평균 트랜잭션 수는 전월 약 1740개에서 이달 7일 기준 4373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탭루트(Taproot)는 2021년 11월 전자 서명 방식과 비트코인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 '스크립트'의 작동 방식을 변경한 업그레이드다.
한 번의 전자서명을 통해 여러 주소에 있는 비트코인을 모아 전송할 수 있는 슈노르 서명(Schnorr signatures, BIP-340), 스크립트의 효율성과 프라이버시를 개선한 탭루트(BIP-341)와 탭스크립트(Tapscript, BIP-342), 세 가지 개선안이 반영됐다.
탭루트는 비트코인 기반 스마트 컨트랙트, 탈중앙앱(dApp, 디앱) 등을 구현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탭루트는 '머클 추상화 구문 트리(Merklized Abstract Syntax Tree, MAST)' 기술을 도입해 복잡한 스크립트를 간결하게 만들었다.
불필요한 조건문 검증 작업과 시간이 단축되면서 명령어 실행을 더욱 가볍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스크립트 크기(1만 Byte) 제한도 없애 비트코인에 스크립트를 무한정 올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미했던 탭루트 채택률은 오디널스와 BRC-20가 등장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까지 급증했다.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전체 트랜잭션 중 탭루트를 이용한 비율은 올초 1.536% 수준에서 이달 7일 75.77%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 폭주하는 비트코인 토큰 시장
비트코인에 데이터를 새긴 '인스크립션' 수는 이달 첫 주 동안 90% 증가했다.
오디스캔(ordiscan)에 따르면 20일 기준 누적 인스크립션 수는 801만건에 달했다. 이달 7일 하루 40만개가 생성돼 일일 최다 인스크립션 기록을 세웠다.
BRC-20 등장이 인스크립션 활동 수에 박차를 가했다.
아직 실험적이고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BRC-20을 비트코인 기반 토큰의 모판으로 활발히 사용했다.
집계 사이트 BRC-20.io에 따르면 17일 기준 비트코인 토큰은 2만4677개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5억 달러를 넘었고, 24시간 거래량은 2억700만 달러 상당이다.
BRC-20 토큰 시총 1위 오디(Ordi)는 16.24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약 3억4110만 달러 규모의 시장을 이뤘다. vmpx(0.17달러, 시총 2090만 달러), 페페(0.36달러, 시총 1500만 달러)는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폭발적인 가격 변동성이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일부 토큰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17일 본(bone) 토큰은 전날 대비 733%, 20일 위(whee) 토큰은 전날 대비 2130% 폭등했다.
비트코인 토큰 구조 상 자체 거래도 어렵고, 지원하는 플랫폼도 적은 만큼 거래 활동은 아직 제한적인 모습이다.
20일 기준 온체인 분석 플랫폼 듄애널리틱스(@domodata)에 따르면 오디널스 마켓플레이스 종합 거래량은 1억4700만 달러, 거래 건수는 25만건, 이용자 수는 7만1400명이다.
NFT 분석 플랫폼 크립토슬램에서 비트코인 인스크립션을 '오디널스(Ordinals)'라는 하나의 NFT 컬렉션으로 집계하면서, 오디널스는 5월 둘째주 가장 많이 팔린 NFT 컬렉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가장 비싸게 팔린 NFT 순위에서도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비트코인 인스크립션이 차지했다.
비트코인은 오랜 기간 자리했던 솔라나를 밀어내고 단숨에 2위 NFT 기반 블록체인으로 부상했다.
◇ 비좁아진 블록 공간
문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실험적이고 장난스러운 토큰 활동을 다루기엔 확장성과 유연성이 없고 비용도 많이 드는 공간이다.
이미 방대한 디파이와 NFT 생태계를 구축한 이더리움에 비하면 미완, 미개척의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NFT와 비트코인 토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커뮤니티와 블록체인을 뒤집어놨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은 일반적인 비트코인 거래만 다루다가 오디널스 활동까지 처리하게 되면서 강세장보다 더한 병목 현상을 겪었다.
전체 트랜잭션 수, 승인 전 대기 트랜잭션 수, 수수료가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비트인포차트에 따르면 일일 비트코인 트랜잭션 수는 지난달 중순 23만개 수준에서 이달 1일 68만건까지 급증했다. 20일 현재 50만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트랜잭션에서 일반 비트코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과 오디널스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비슷한 수준이 됐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듄애널리틱스(@cryptokoryo)에 따르면 4월 30일부터 5월 11일까지 전체 트랜잭션 중 오디널스 트랜잭션이 절반을 넘으며 일반 비트코인 트랜잭션 비중을 앞질렀다.
16일 기준 오디널스 트랜잭션 비중은 49.9%(BRC-20 46.8%)을 유지하고 있다.
BRC-20 토큰 표준의 누적 트랜잭션 수는 615만3530건이다. 이달 7일 39만건이 거래되며 일일 최대 기록을 남겼다. BRC-20를 제외한 오디널스 트랜잭션 수는 누적 92만5263건이다.
트랜잭션이 급증하면서 승인 작업도 지연됐다.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전 노드의 검증과 승인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휘발성 메모리 공간 '멤풀(mempool, 메모리 풀)'이 붐볐다.
멤풀스페이스(mempool.space)에 따르면 미승인 트랜잭션 수는 2주 전 약 13만4000건에서 이달 8일 50만건을 넘었다. 2018년, 2021년 상승장 기간보다 더 높은 네트워크 혼잡도를 보였다.
수수료 '입찰가'에 따라 트랜잭션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경매 방식이기 때문에 트랜잭션 경쟁이 많아지자 수수료도 폭등했다.
비트인포차트에 따르면 지난달 1~2 달러선이었던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가 8일 31달러선까지 폭등, 2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는 6달러선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8일 225 BTC의 트랜잭션 수수료가 발생하며 일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다시 역전되긴 했지만 이날 전체 수수료 중 BRC-20 비중이 무려 60%를 차지하며 일반 거래 수수료 비중(38%)을 압도했다.
채굴자 수익에도 변동이 생겼다. 지난 8일 블록 보상은 2017년 이후 처음 6.25 BTC를 초과했다.
전체 채굴자 수익 중 트랜잭션 수수료가 차지한 비중은 4% 수준에서 이날 42%까지 급등했다. 이전 기록 2021년 4월 28%를 훌쩍 넘어섰다. 현재는 11%로, 여전히 이전 대비 높게 나타나고 있다.
◇ 바이낸스, 수수료 급등에 비트코인 인출 중단
이 같은 오디널스 열풍에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두 차례나 비트코인 인출을 중단해야 했다.
바이낸스는 7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비트코인 인출 대기 트랜잭션이 많아 일시적으로 비트코인 인출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거래소는 플랫폼의 트랜잭션 수수료 설정값이 최근 급등세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보류 중인 거래에 더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등 조치를 취해 약 1시간 30분 만에 인출 작업을 재개했지만 8시간 만에 또 한번 인출을 중단했다.
거래소는 재발 방지를 위해 "온체인 활동을 모니터링해 필요에 따라 수수료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빠르고 저렴한 비트코인 결제를 위한 레이어2 솔루션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기술 허점 대 기술 혁신, 커뮤니티 찬반 논쟁
오디널스 NFT와 BRC-20 토큰에 대해 커뮤니티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비트코인 비전을 망친다는 비판이, 한쪽에서는 혁신적인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애덤 백 블록스트림 CEO 등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이 같은 트렌드가 비트코인 본연의 취지를 벗어난다고 비평했다.
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구상한 '제3자 없는 완전한 개인 간(P2P) 전자 화폐 시스템'으로의 기능과 강점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엔리코 루볼리 민트레이어 CEO도 오디널스 활동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전을 현실화하고 더 공정한 금융 미래를 만드는 것과 무관한 활동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가장 신뢰받는 암호화폐 '비트코인'과의 관련성을 시사하며 채택되고 있지만, 같은 블록체인을 사용한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BRC-20는 'JSON 스크립트 파일'일뿐 어떤 고유 가치를 갖지 못한다면서 "대부분 뚜렷한 활용 사례 없이 투기 목적만 있는 잡코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토큰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거래하려면 별도의 지갑이나 프로토콜 같은 중앙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면서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및 직접 수탁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점도 짚었다.
온체인 애널리스트 '스마트에이프(The Smart Ape)'도 9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이런 활동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며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탈중앙성과 보안에서 나오는 것이지 NFT나 토큰 발행 기능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에이프는 "이미 이더리움이 토큰 발행 작업을 잘 지원하고 있는데, 왜 관련 기술이 제한적인 비트코인에 해당 기능을 통합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단순함 ▲접근성 ▲유동성 ▲보안 ▲탈중앙화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이더리움과 기능을 중복시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활동 때문에 비트코인 노드 실행에 필요한 리소스가 증가하면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실제로 오디널스 활동이 늘면서 트랜잭션 급증, 처리 지연, 수수료 급등이 발생했다. 이는 일반 비트코인 거래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악화해 탈중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채굴자들이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오디널스 트랜잭션에 우선순위를 둘 경우 일반 트랜잭션이 공간 경쟁에서 밀리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오디널스 활동이 비트코인 한계를 시험하거나 일부러 망가뜨리려는 의도적이고 조율된 공격이며, 비트코인 법정화폐 미션을 방해하는 시도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에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을 탈중앙화된 상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함을 위한 비트코인(Bitcoin for Fairness)'을 설립한 아니타 포슈(Anita Posch)는 오디널스 활동이 비트코인 결제를 꼭 이용해야 하는 이들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래 비용이 너무 높아져서 온체인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례가 있다면서 "오디널스 사용자는 비트코인을 즐길 뿐이지만, 비트코인이 절실한 아프리카·중남미 이용자들에게 좌절감과 괴로움을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 블록스트림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샘슨 모우 잰3(Jan3) CEO은 오디널스 활동을 스팸으로 간주했다.
또한 "막대한 수수료가 들어가는 오디널스 활동은 지속될 수 없다"면서 "몇 달 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트코인은 JPG를 체인에 고정하는 사례로서가 아니라, 가치 저장 수단이자 교환 수단이라는 활용 사례를 통해 대중화를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들 역시 블록체인 혼잡 상황에 주목하며 대응 여부와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블록체인에서 오디널스 활동을 배제시키기 위한 검열 제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비트코인 코어 개발자 알리 쉐리프는 7일(현지시간) 개발자 커뮤니티에 "2017년 12월 이후 없었던 대규모 혼잡이 발생했다"며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BRC-20 같은 사이드 프로젝트의 트랜잭션이 너무 많아져서 실제 비트코인 트랜잭션에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이 책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큰 표준을 만든 도모가 아직 BRC-20가 실험적이고 가치 없다고 말했던 것을 거론하면서 "가치 없는 BRC-20 토큰이 비트코인이 의도대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 쉐리프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한 개발 상의 허점을 없애기 위해 코드 변경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할지 질문했다.
이어 "노드 수준에서 '검열'해 표준에 맞지 않는 모든 탭루트 트랜잭션을 즉시 정리하는 런타임 옵션을 도입하는 것도 대안"이라면서 "다음 릴리즈까지 적용할 순 없지만 구현하기 쉬운 방식"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같은 제한 조치를 불편해야 하는 자유주의자들이 있을 것을 알지만, 개발자들이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안 되던 기능을 간접적으로 허용한 책임이 있다"면서 "설득력 있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그윗 구현에 기여했던 개발자 루크 다쉬르(Luke Dashjr)는 "이미 몇 달 전에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면서 더 강도 높게 오디널스 제거를 주장했다.
그는 오디널스를 '스팸'으로 보고, 지난 2월 오디널스 트랜잭션이 노드 멤풀에 들어갈 수 없도록 걸러내는 '오디스리스펙터(Ordisrespector)' 패치를 릴리스하기도 했다.
다쉬르는 "스팸 필터링은 비트코인 코어 첫 날부터 표준 기능이었다"면서 "기존 필터를 탭루트 트랜잭션까지 확대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OP_RETURN(트랜잭션 출력을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표시하는 데 사용되는 스크립트 코드)를 통해 더 좁게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버그를 수정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다음 릴리즈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고 말했다.
모든 코어 개발자들이 오디널스 제거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네트워크 과열 상황은 불편하지만 새로운 활동을 검열할 순 없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산체스(Washington Sanchez) 크라켄 NFT 상품 총괄은 "다쉬르의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면서 "유효한 트랜잭션이 제출되고 있다면 비트코인 작동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 어렵다는 개발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오디널스를 수용하고 비트코인 토큰 생태계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더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워런 토가미(Warren Togami) 블록스트림 솔루션 부총괄은 일반적인 비트코인 거래와 오디널스 거래 트래픽 유형에 따라 수수료율을 다르게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전자화폐 넘는 비트코인 혁신 '기대'
오디널스의 등장을 반기는 이들도 있다.
블록체인 리서치 업체 글래스노드는 "14년 역사상 처음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전자화폐 전송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됐다"면서 "거래 데이터 없는 네트워크 활동이 발생한 새롭고 독특한 순간"이라고 평했다.
오디널스 출시로 새로운 활용 사례가 생기면서 비트코인 블록체인 이용률이 증가했고 신규 활성 이용자도 유입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알렉스 아델만 롤리 CEO는 디크립트에 "비트코인 역사의 큰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비트코인이 건전한 화폐(Sound money)를 넘어 다양하고 새로운 활용 사례를 탄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규모나 개발자 기반으로 볼 때 비트코인은 이더리움에 비해 혁신적인 사례 개발에 크게 뒤처져 있다"면서 "오디널스를 통한 관심이 신규 자본 유입과 확장성·효율성 개선을 위한 솔루션 개발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명 비트코인 지지자 댄 헬드(Dan Held)도 오디널스를 "비트코인 기반 NFT"라고 인정하며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트랜잭션 수수료를 지불하는 정당한 활동을 '스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봤다.
또한 "오디널스가 비트코인에 더 많은 금융 활용 사례를 제공할 것이고, 블록 공간에 대한 더 많은 수요, 즉 더 많은 수수료를 유도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아울러 "어차피 비트코인을 이용하기 위한 '허가'는 필요하지 않다"면서 "누구도 비트코인 개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댄 헬드는 '암호화된 트레이딩 카드를 사고팔 수 있을 것'이라는 '할 피니(Hal Finney)'의 글을 공유하며 "할 피니도 비트코인 NFT를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할 피니는 최초의 비트코인 수령자이자 비트코인 창시자로 추정되는 인물 중 하나로, 2014년 8월 사망했다.
◇ 오디널스 효과
오디널스 사태가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발전시킬 '촉매제'이자 고질적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트코인 확장성 비트코인은 탈중앙화 P2P 전자화폐를 구현한 최초의 블록체인으로서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충분했기에 추가적인 기술력 증명이 시급하게 요구되지 않았다.
아울러, 비트코인의 탈중앙성과 보안성은 항상 확장성에 앞서는 더 중요한 가치였다.
오디널스 활동에 따른 네트워크 혼잡은 이제 가라앉았다. 하지만 비트코인 블록체인이 증가하는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남았다.
비트코인의 바른 사용 사례를 규정하고 오디널스 활동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문제의 원인을 오디널스 탓이라고만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디널스 활동이 아니라 비트코인 채택률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졌어도 동일한 네트워크 문제를 겪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더 근본적인 문제는 비트코인의 '확정성'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칼럼니스트 데이빗 모리스는 "JPEG 몇 개를 처리할 수 없는 비트코인이 어떻게 전 세계를 감당할 수 있겠나"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비트코인 주류화에 대한 의구심을 던졌다.
그는 "비트코인이 오디널스라는 '스트레스 테스트'에 실패한 것"이라면서 "오디널스와 블록체인을 공유한다는 사실보다 비트코인의 확장성 실패가 지지자들에게 더 불쾌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디널스 활동과 수수료 급증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이 더 많은 트랜잭션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확장성을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 같은 기존 솔루션의 적극적인 채택과 확장성 솔루션의 추가 개발이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는 레이어 2 확장성 프로토콜이다. 거래자 간 오프체인 결제를 지원해 비트코인 거래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하기 위해 설계됐다.
한편, 블록체인 벤처 펀드 캐슬아일랜드벤처스의 파트너인 닉 카터는 "확장성 솔루션 한 개로, 비트코인 사용자의 다양한 거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다양한 확장성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채굴 수익 적자에 대한 해법 오디널스가 2021년 여름부터 올초까지 한산했던 블록 공간을 채운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 토큰 생태계가 블록 공간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촉발하면서 채굴자의 수익 감소에 대한 가능한 해결 방안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일부 전문가들은 반감기를 통해 블록 보상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채굴자의 네트워크 운영 지속을 위해 트랜잭션 수수료를 인상해 수익을 보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오디널스와 같은 새로운 활용 사례가 생기면 채굴자가 미래 수익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네트워크 운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닉 카터도 낮은 수수료로 채굴자 손실이 발생하면 프로토콜 지속성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곧 인기는 사라지더라도 오디널스가 비트코인 블록 공간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만들었고, 높은 수수료 구간을 열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블록 공간의 창의적인 사용은 지속적인 보상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소액 결제를 하는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높은 수수료 문제는 비트코인 사용 유형을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레이어2 확장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닉 카터는 "비트코인이 화폐 거래에만 사용돼야 한다고 규정하며 이념적 순수성을 주장하는 것은 기술적인 퇴행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7년과 2021년 한때 트랜잭션 수수료가 50달러를 넘었던 사례를 언급, "블록 공간에 대한 시장 가격은 결코 잘못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격은 단순히 시장 참여자의 종합적인 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낸스가 두 번의 인출 중단 이후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통합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높은 가격을 통해 (중앙화 플랫폼의) 높은 가격 문제를 해결한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토큰 생태계 오디널스의 열풍이 스택스(Stacks)처럼 기존에 비슷한 작업을 시도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카운터파티(Counterparty)와 스택스는 사이드체인, 추가적인 토큰 등을 사용해 비트코인 생태계에 NFT를 도입하기 위해 시도했었다.
사토시블의 개발자 브라이언 라플란은 디크립트에 "그간 비트코인 극대주의자들의 반발로 인해 스택스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지만, 오디널스를 통해 비트코인 블록체인 인스크립션이 계속될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수수료,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 부재 등 오디널스의 한계에 부딪힐 때, 다른 레이어2 솔루션을 구하게 될 것"이라면서 "스택스는 이 같은 한계를 메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아직은 부족한 비트코인 토큰
BRC-20이 등장한 이후 2만개가 넘는 토큰들이 쏟아져나왔다. 대부분 장난스런 '밈(meme, 인터넷 유행어나 장난)' 토큰이다. 특별한 의미나 의도, 효용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토큰들은 아무 이유 없이 폭등과 폭락을 반복했다. 한때 전체 시가총액이 10억 달러에 근접했지만 현재는 절반 수준이다.
지난 8일 225 BTC로 정점을 찍었던 BRC-20 수수료는 20일 26 BTC로, 약 90% 급감했다.
전체 트랜잭션 수수료 중 BRC-20 비중도 60% 수준에서 10%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언제든 빠르게 사그라들 수 있는 밈 열풍과 거품이 가득하고, 풀어야 할 기술 숙제는 많다.
표준이 표준이 아니다 오디널스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시킨 토큰 표준 BRC-20은 ERC-20, BEP-20처럼 검증을 거쳐 정식 채택된 표준이 아니라 제안이다.
가까운 시일 내 변경되거나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벌써 BRC-21, ORC-20 같이 새로운 표준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BRC-20 토큰 표준을 작성한 도모도 "더 나은 설계 옵션과 최적화 작업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면서 BRC-20을 정식 표준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저 가장 좋은 토큰 표준에 대한 일반적인 합의가 이뤄지고 BRC-20이 완전히 폐기될 때까지, 실험적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흥미롭게 다뤄보는 것에 의미를 뒀다.
도모는 "급변할 수 있는 실험적 설계에 재정적인 결정(투자)을 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호환 인프라 부재 오디널스 생태계를 지원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도 시장 확장을 제한한다.
월렛, 거래소 등 기존 인프라가 기능을 추가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고 광범위하게 채택될지도 미지수다. 당장은 일반 사용자가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BRC-20은 스마트 컨트랙트도 지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디파이 시장 활동도 막혀 있다. 그만큼 경제적 가치를 발생시키는 것도 요원하다.
◇ 여전히 매력적인 비트코인 토큰
아직 불완전한 기술이지만 비트코인 토큰은 참신하고 혁신적이며 잠재력이 있다.
갤럭시디지털은 가장 안전하고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높은 수준의 불변성을 보장받는 오디널스 토큰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연구진은 "비트코인이 이더리움처럼 저렴한 비용에 다량의 NFT를 발행할 수는 없지만, 희소 가치가 큰 최상급 프로젝트의 기반 블록체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비트코인의 내구성, 불변성, 안전성, 탈중앙성을 가진 NFT가 다시 한 번 특별한 관심을 끌면서 몇 년 내 수요 급증을 경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갤럭시는 "올 여름 시장을 뒷받침할 상품·서비스, 인프라가 완비될 것"을 예상하면서 "2025년까지 45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업계 안에서 오디널스를 채택하고, 접근성과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움직임은 시작됐다.
대형 NFT 개발사 유가랩스는 올해 3월 이미 첫번째 비트코인 NFT 컬렉션 '트웰브폴드'를 출시했다. 300개 작품이 담긴 한정판을 경매에 부쳐 165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솔라나 기반 NFT 마켓플레이스 매직에덴, 바이낸스 NFT 마켓플레이스도 오디널스 지원을 시작했다.
오더널스 월렛(Ordinals Wallet), 엑스버스(XVerse), 히로 월렛(Hiro Wallet), 유니샛월렛(UniSat Wallet) 등 전용 월렛이 등장했고, 메타마스크, 레저, 비트킵(BitKeep), 비트고(Bitgo) 같은 기존 업체도 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OKX는 자체 월렛에서 오디널스와 BRC-20 토큰 발행 및 거래를 지원하는 기능을 출시했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공동 창업자도 디크립트와의 인터뷰에서 "BRC-20 활용 방안이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자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오디널스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기반 앱 개발이 활성화되면 개인은 물론 기업과 정부의 암호화폐 도입을 촉진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기반 토큰 생태계가 공존하는 미래를 예상했다.
◇ 장난에 진심인 암호화폐 생태계
지난해 시장에서 유동성이 빠지고 대형 플레이어들이 무너지면서 암호화폐, NFT, 디파이 등 모든 부문이 축소됐다. 거시경제 이벤트에 따른 단기 상승을 보긴 했지만 '열기'를 회복하는 것은 요원해보인다.
오디널스과 BRC-20은 가치, 기능, 효용을 무겁게 고려한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에서 한 번 실험해보는 마이너한 활동에 불과했다.
하지만 직전 이더리움을 장악했던 밈 열풍이 오디널스와 BRC-20을 통해 열린 놀이터에 뛰어들면서, 침체되고 관심에서 멀어진 비트코인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FTX과 함께 침몰할 뻔한 솔라나에 생기를 불어넣은 '봉크(BONK)',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대체했던 도지코인, 이더리움 가격을 2000달러까지, 수수료를 1년 최고 수준까지 밀어 올린 페페코인(Pepecoin, PPE), 스폰지밥(SpongeBob, SPONGE) 등 장난스런 활동들이 블록체인 판을 다시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다.
물론 단순한 기술 실험에 낀 거품이 결국 시장에 대한 실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당연하다.
다만 투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장이 지속될 수 없고, 뚜렷한 활용 사례와 추가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아는 누군가가 장난과 실험, 투기를 넘어 기술과 인프라 발전과 성숙을 통한 주류화라는 선순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
암호화폐 판이 돈놀이가 아니라 순전히 '놀이터'일 때 가장 생동하는, 가치 있는 생태계가 되길 바라며 지켜볼 수도 있겠다.
오디널스 개발자 케이시 로다모어는 "비트코인을 다시 재밌는 곳이 되게 하려고(MAKE BITCOIN FUN AGAIN)" 오디널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오디널스를 통해 비트코인에서 NFT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적·사회적 측면에서도 훨씬 더 개선할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비트코인은 충분히 재밌지 않다"면서 "오디널스는 채택을 촉진하고 호감도를 높여 재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비트코인으로 끌어들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