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명확한 규제를 요구하는 암호화폐 업계에 "이미 적절한 규제가 제공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주최 행사에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는 이미 마련돼 있다"고 발언했다.
SEC 위원장은 증권 당국의 암호화폐 규제 방식이 불충분한지에 대한 질문에 "당국은 이미 자산 수탁, 거래소·브로커딜러·투자자문사 운영, 증권 등록을 위한 규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관련해 수년 동안 140건의 규제 집행이 있었다"며 SEC의 암호화폐 시장 감독이 부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암호화폐 업계가 의회가 제시한 공공 정책을 이행하지 못하는 것은 '신기술'이기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운영되며 사기성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기업들이 '탈중앙화' 특성을 내세워 증권법을 회피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웹사이트나 운영팀을 두는 등 중앙화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업 모델이 고객 자금 조달을 기반으로 하며 이 같은 자금을 혼합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겐슬러 위원장은 "대중이 공동 기업에 돈을 투자하고 타인의 노력에 따른 수익을 기대한다면 증권"이라면서 "전통 시장과 유사성이 뚜렷한 암호화폐 기업들은 규제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규제 이행이 어렵다면 당국은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암호화폐 업계는 SEC가 기술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증권법 적용을 고수하며, 강제 집행을 통해 시장을 압박한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SEC가 '와서 당국과 대화하라'고 말하지만 실제 규제 접근 방식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폴 그루월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지난 9개월 동안 30회 이상 SEC 담당자를 만났지만 대부분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인베이스는 SEC의 규제 방식에 반발해 암호화폐 규제 명확성 관련 질의에 답변을 요구하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SEC는 "코인베이스는 정부 기관에 특정 의무를 이행하도록 명령할 권리가 없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