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기업, '토큰' 대신 'IPO'로 간다…타이거리서치가 본 자금조달 패러다임 전환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웹3 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이 토큰 발행 중심에서 IPO(기업공개)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도권 금융시장과 암호화폐 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서클(Circle)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IPO 등록을 다시 추진하면서, 웹3 시장 전반에서 IPO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과거 ICO나 SAFT 방식으로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유치하던 관행은 최근 들어 유동성 부족, 규제 리스크, 가격 변동성 등 구조적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도 높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IPO를 선택하고 있는 흐름이다.

타이거리서치에 따르면, 웹3 기업들에게 IPO는 ‘규제 준수 신뢰마크’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서클은 지난 수년간 BitLicense 취득, 준비금 보고서 공개 등 신뢰 구축 활동을 이어왔으나, IPO를 통해 보다 명확하고 제도화된 형태로 시장 신뢰를 확보해 제도권 진입을 가속화하려 하고 있다. 이는 코인베이스(Coinbase)의 행보와도 유사하다. 코인베이스는 IPO 이후 블랙록(BlackRock) 등 유수 기관과 전략적으로 협력하며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토큰 기반 자금조달의 치명적인 한계도 부각되고 있다. 상장 거래소의 주관적인 심사 기준, 시장 유동성을 위한 직접적인 마켓 메이킹 부담, 그리고 언락 이벤트에 따른 심각한 가격 하락 리스크는 특히 기관 투자자들에게 회피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키락(Keyrock)의 분석에 따르면, 팀 물량 언락 이벤트 발생 시 평균적으로 25% 이상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여파로 2022년 이후 글로벌 암호화폐 VC 투자 규모는 60% 이상 감소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타이거리서치는 향후 중앙화 거래소, 커스터디 서비스, 스테이블코인 발행 기업, 웹3 솔루션 기업 등을 중심으로 IPO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직접 토큰에 투자할 수 없는 상황에서, IPO된 웹3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부펀드, 연금펀드 등 제도권 자본의 잠재적 규모는 13조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IPO는 기업의 유연한 성장 수단으로도 작용한다. 자금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신주 발행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 코인체크 등의 사례는 IPO를 진행한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사업 다각화가 가능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타이거리서치는 모든 웹3 기업이 반드시 IPO에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IPO는 규제, 공시, 내부통제 등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반면, 토큰은 초기 단계 자금 조달과 커뮤니티 활성화에 더 유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시장에서는 IPO와 토큰 발행을 병행하거나, 각 기업 특성에 따른 전략적 조합 방식이 지속해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번 타이거리서치의 보고서는 웹3 산업이 단순한 기술 생태계를 넘어 제도권 금융 시스템과 어떻게 공존하고 융합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보고서는 타이거리서치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