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의 11일 전체회의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안'이 의결됐다.
그동안 발의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 19건을 통합·조정한 이 법안은 가상자산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고 이용자를 보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했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은 가상자산에서 제외했다.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 고객 예치금의 예치·신탁 ▲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동일수량 보관 ▲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적립 ▲ 가상자산 거래기록의 생성·보관 등을 의무화했다.
또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을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 처벌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처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 과징금은 이익의 2배로 정했다.
또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기 발행 가상자산의 거래를 제한하고 가상자산에 관한 입금 및 출금을 정당한 사유 없이 차단할 수 없도록 하며 이상 거래가 있는지 감시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를 감독하고 검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가상자산에 대한 자문을 맡는 가상자산위원회도 설치될 예정이다.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한국은행의 자료요구권도 신설했다.
정무위는 지난달 열린 소위에서 투자자 보호를 중심으로 한 1단계 법안과 가상자산 발생과 공시 등 시장 질서 규제를 보완하는 2단계 입법으로 나눠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의결된 것은 1단계 법안이다.
2단계 입법을 준비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법률적 의무를 부여하는 부대의견도 포함됐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가상자산이 비로소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기본법 제정 전에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가 우선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논의가 돼서 그 내용 중심으로 지금 의결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불충전금을 예치·신탁 등 안전한 방법으로 별도 관리하도록 하고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자 등록 면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선불업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도 이날 통과됐다.
이번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