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비트코인 100만 달러'에 베팅했던 전 코인베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예정보다 일찍 내기를 마감하고 약속한 금액을 기부했다.
발라지 스리니바산(Balaji Srinivasan)는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백만 달러짜리 내기는 상호 합의 하에 조기 종료됐다"면서 "증명 가능한 온체인 방식을 통해 약속했던 1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인코드(Chaincode)를 통한 비트코인 코어 개발▲기브다이렉틀리(Give Directly) ▲메들록(Medlock)에 각각 50만 달러(한화 약 6억6800만원)를 기부했다.
지난 3월 17일 발라지는 "미국이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겪지 않을 것에 100만 달러를 건다"는 제임스 메들록의 트윗에 대한 반박으로 비트코인 100만 달러 전망에 베팅했다.
당시 그는 "3개월 안에 미국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베팅을 종료하면서 자신이 백만 달러를 투입한 이유는 미국 경제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 정부가 수조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방금 백만 달러를 태웠다"면서 "더 이상 공공 부문이 대중에게 무언가 잘못 됐다는 사실을 알려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Janet Yellen)이 2008년 위기가 오고 있음을 알면서도 경고하지 않은 점, 벤 버냉키(Ben Bernanke)가 2008년 4월 10일 '완만한 경기 침체'라고 했지만 2분기 만에, 정확히 158일 만에 세계 경제가 붕괴한 점 등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현 연준 의장의 판단 역시 신뢰할 수 없다면서 "현재 경제의 많은 부분이 한꺼번에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뚜렷한 위기 신호로 부채 한도와 은행 위기를 지목했다.
미국이 부채한도에 도달하면서 국가부도 확률이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에 와있으며, 은행들은 보유 자산 가치 측면에서 사실상 거의 파산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를 인용, 많은 은행들이 실리콘밸리 은행과 비슷한 상황에 노출돼 있으며 2조 달러의 실현 손실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상업용 부동산 침체 전망, 채권 및 보험 시장 위기, 채무불이행이 증가하고 있는 자동차 대출과 일시 유예된 학자금 대출, 9300억 달러(한화 약 1243조원)로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카드빚 상황도 거론했다.
그는 이번 비트코인 전망 내기가 "경제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과 제롬 파월이 약속한 '연착륙(soft landing)'이 아니라 훨씬 더 나쁜 상황이 올 것을 경고하기 위해 확실하고 값비싼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을 포함한 현 정부 인사들이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부인하고 있지만 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은행 실패 이후 연준이 3000억 달러(한화 약 400조원)를 인쇄하는 데 단 이틀, 5000억 달러(한화 약 668조원)가 은행 시스템에서 빠져나가는 데 2주, 코로나 환자가 0명에서 국가 봉쇄 단계까지 가는데 2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3월, 4월 거대 은행 부실과 연준 개입 상황이 있었지만 미국 연준 의장은 15년 만에 다시 '완만한 경기 침체'를 말하고 있다"면서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