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원들이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은행 규제 당국의 차별적 조치가 있었는지 확인에 나섰다.
미국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의원 3인은 25일자 서한을 통해 "암호화폐 기업 및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은행 서비스 차단을 위해 당국이 조직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지"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발신자는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하원 금융위원장과 프렌치 힐(French Hill) 디지털자산·핀테크·포괄성 소위원장, 빌 후이젠가(Bill Huizenga) 감독조사소위원장이다.
서한은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총재, 마틴 그룬버그(Martin Gruenberg)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 마이클 쉬(Michael Hsu) 통화감독청(OCC) 청장 대행에 각각 발송됐다.
하원의원들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특정 산업에 대한 은행 서비스를 제한했던 '오퍼레이션초크포인트(Operation Choke Point)' 전략을 언급했다.
이들은 "2012년 오바마 행정부가 특정 산업을 억제하기 위해 작업했고, FDIC, OCC, 연준은 관할 금융기관이 관련 기업과 협력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면서 협조했다"고 비판했다.
하원의원들은 "미국 혁신을 억제하기 위한 연방 건전성 규제 당국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다시 부활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은행을 압박해 암호화폐 산업 성장을 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국이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기업 및 조직에 대한 은행 서비스 제공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 같다"면서 OCC, FDIC, 연준 사례를 공유했다.
OCC는 2021년 11월 18일 지침을 통해 은행들이 서비스 제공 방식이 안전하고 건전하다는 것을 서면을 통해 입증하고 당국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에만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권장했다.
지난해 4월 FDIC는 관할 대상 기관에 '암호화폐 활동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당국은 "암호화폐 관련 활동은 금융 안정성, 소비자 보호, 건전성 등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올해 1월에는 연준, FDIC, OCC가 "암호화폐 부문에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공동 성명을 내놨다.
하원의원들은 연방 건전성 규제 당국의 이러한 조치가 은행의 암호화폐 기업 지원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FTX 파산은 '암호화폐'의 위험이 아닌 일반적인 사기 행위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의 붕괴 원인이 암호화폐 업체 지원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피력했다.
아울러 "최근 사건들에 대한 당국 반응은 금융기관을 즉각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 암호화폐 생태계를 탈(脫) 은행화하기 위한 조율된 전략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원의원들은 "암호화폐 활동은 본질적으로 위험하지 않다"면서 "사기 및 부실 운영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암호화폐 산업이라는 리스크를 제거하는 것이 되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내달 9일까지 각 연방 기관의 지침 및 공동 성명에 대한 모든 비공개 기록 및 통신 기록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