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위기를 맞은 친(親) 암호화폐 은행 실버게이트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접촉해 구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관계자들이 실버게이트 본사를 방문해 상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FDIC는 예금 보험기관으로, 은행이 심각한 금융난에 빠질 경우 예금자에 대한 예금지불을 보증하며, 휴업·폐업 은행의 관리 및 재건을 담당한다.
관계자는 "FDIC 관계자들이 연준 허가를 받아 지난주부터 실버게이트 본사에 와있다"면서 "은행 장부 및 기록을 검토 중이며 은행 운영 중단을 막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버게이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 파산으로 급증한 인출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다. 지난 분기에는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3195억원)의 손실을 보고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132억 달러(한화 약 17조4160억원) 수준을 유지했던 예금 규모는 12월 말 기준 63억 달러(한화 약 8조3122억원)로 반토막이 났다.
은행은 지난주 SEC 제출 문건에서 연례 재정 보고서 제출 시한을 연기하면서 운영 위기 사실을 드러냈다. 은행은 "추가 손실이 생기면 자금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은행 생존 가능성을 평가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들이 은행과의 협력을 중단했고, 실버게이트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결제망 SEN를 중단했다.
FDIC는 은행이 재정 위기에 처했을 때 정상 운영 중인 은행과 통합하는 방식으로 구제하는 것을 선호한다. 인수 은행이 없을 경우 FDIC는 최대 25만 달러의 지급을 보장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시장 일각에서 이 같은 FDIC 개입을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하면서 실버게이트 주가는 5.21달러까지 3.7% 하락했다.
실버게이트 사태는 암호화폐 산업을 미국 은행 규제 범위에 포함시키려는 당국 움직임도 가속화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분야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과 상당한 혼란을 보고 있다"면서 "연준은 규제감독받는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업계에 참여할 때 매우 신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