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규제 지침 트래블룰과 자금세탁방지(AML)를 다수의 국가들이 지침을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암호화폐 규제 지침 트래블룰을 포함해 대다수 회원국이 FATF가 제시한 자금세탁방지(AML) 지침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FATF는 각국이 암호화폐 업체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이행 여부를 감독하고 있는지와 관련, 연례 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변경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FATF 측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에서 회원국들은 FATF가 제시한 글로벌 표준의 '시의적절한 이행'을 추진하기 위한 실행 계획에 합의했다.
FATF는 "각 회원국은 FATF 표준 이행을 강화하자는 내용을 골자로한 로드맵에 합의했다."라며 "여기에는 글로벌 네트워크 전반에 걸친 이행 수준 조사가 포함될 것이며, 조사 결과는 2024년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FATF 측은 "2019년 암호화폐 자금세탁 방지 지침은 트래블룰을 발표했지만 지난 6월 조사에서 98개 회원국 중 11개 국가에서만 해당 지침을 시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지적했다.
이를 이용해 범죄자들은 가상자산을 통해 거액을 돈을 세탁하며 도주하고 있다고 FATF는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FATF는 암호화폐 권고안을 이행하지 않는 국가를 강화된 관찰 대상 국가인 '그레이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지 관계자는 "FATF는 국가가 가상자산사업자(VASP) 대상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방지 규정을 시행하고 있는지 연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암호화폐 권고안 미이행 국가를 그레이리스트에 자동 추가하진 않겠지만, 전체 평가 점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강화된 관찰 대상 국가로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FATF는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이행하는 데 있어 '결함'이 있지만 해결 의지가 있는 국가를 그레이리스트로 분류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거래소 등 VASP가 기존 금융 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며 각국이 시행해야 할 국제 표준을 제시한 상태다.
합의된 기간 내에 결함을 해결하기로 약정했다는 점에서 블랙리스트 국가(조치를 필요로 하는 고위험 국가)와 차이가 있다. 현재 시리아, 남수단, 아이티, 우간다 등 23개국이 그레이리스트에 올라있다. 또 암호화폐를 빠르게 채택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와 필리핀도 그레이리스트에 포함돼 있지만,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방지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FATF와 협력 의사를 밝히는 등 결함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알려졌다.
현재 북한과 이란은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대응조치)', 미얀마는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강화된 고객 확인)'로 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