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산업을 지원해온 실버게이트 은행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공매도 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가 이달 9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매도량(Short Interest) 보고서에 따르면 실버게이트 주식의 72.5%가 공매도됐다. 월가 전체 주식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면서 해당 항목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전략이다. 예상한 대로 가격이 내려가면 수익을 얻는다.
금융 당국은 모든 주식에 대한 공매도량을 집계하고 한 달에 두 번 씩 발표하고 있다.
공매도가 많았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그만큼 실버게이트 주가 전망에 회의적이었다는 의미다.
실버게이트 주가(SI)는 지난 12개월 동안 87% 이상 하락했다. 암호화폐 시장 약세장 동안 실적이 부진했고, FTX·알라메다리서치 파산과 엮이면서 소송 위험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은행은 지난해 4분기 보통주 관련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694억)의 순손실을 보고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문건에 따르면 해당 기간 실버게이트는 막대한 예금 인출을 겪으면서 도매금융 자금조달을 모색하고 채권을 매각 처분했다.
또한 은행은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연방 주택 은행에서 36억 달러(한화 약 4조5720억원)를 대출했다고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FTX 사태에서 실버게이트 역할을 조사하고 있다. 대출, 이용자 자금 혼합 등 FTX 사기 지원, 증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투자자 집단 소송도 나오고 있다.
JP모건 투자은행은 실버게이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은행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으로 강등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