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강력한 긴축 효과가 지속적인 물가 둔화세로 확인되면서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물가상승률이 40년 최고 수준인 9.1%를 기록하면서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까지 되돌리기 위해 경제 전반에서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을 실행해왔다.
작년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이어 12월 빅스텝(0.50%p 금리인상)까지 단행하며 1980년 이래 가장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펼쳤다.
금리인상폭을 결정하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열린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일 새벽 4시경 연준 결정이 나올 예정이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물가상승세가 잡혔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0.25%p 금리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30일 오전 11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FOMC에서 기존 기준금리 4.25%~4.5%에서 4.5%~4.75%로 0.25%p 인상할 확률은 99.9%까지 치솟았다.
3월 FOMC에 다시 한 번 0.25%p 금리인상 확률은 85%, 5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57.8%로 나타났다. 9월부터는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연준은 최종 금리가 5%를 상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연내 금리 인하가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지만 시장은 여전히 피벗(정책 전환) 기대를 거두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5.0%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변동성 항목을 제외한 근원 PCE가 4.4%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느린 상승 속도를 보이면서 시장 기대감을 키웠다.
소비 지출 둔화, 제조업 약세 등 연준이 고려해야 할 경기침체 위험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진행했던 다른 중앙은행들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이후 성명에서 "경제와 물가 상황이 전망대로 갈 경우 기존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화 당국은 2% 목표 수준에 이르진 못했지만 물가 완화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고, 금리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잠시 멈춰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금리인상이 수요를 크게 짓누르는 상황에서 올해도 근원 물가상승세가 둔화될 것을 예상한다"면서 "이는 결국 연준이 올해 말 금리인하를 시작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연준이 쉽게 긴축 정책 방향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더카터(The Carter)'로 알려진 시장 전략가는 2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시장 기대와 달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긴축과 제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에 도달하기 위한 급속한 인상 ▲충분히 제한적인 금리에 도달하기 위한 신중한 인상 ▲일정 기간 최종금리 유지 세 단계를 언급했던 만큼 피벗은 요원하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연준의 긴축 완화를 먼저 예측해 반응하는 것이 연준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상승 흐름이 소비 심리를 자극하면 또 따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예상보다 보수적으로 긴축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