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을 신청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해킹해 막대한 자금을 탈취한 해커가 35번째로 가장 큰 이더리움 보유자가 됐다.
FTX가 챕터11 회생파산을 신청한지 하루 만에 FTX와 FTX US 거래소의 여러 지갑에서 해킹이 발생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엘립틱에 따르면 며칠에 걸쳐 거래소 월렛에서 각종 암호화폐 6억6300만 달러(한화 약 8800억원) 상당이 빠져나갔다.
엘립틱은 이중 4억7700만 달러(한화 약 6320억원)를 도난당해 대부분 이더리움으로 전환됐으며, 나머지 1억8600만 달러(한화 약 2464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는 FTX가 다른 안전한 저장소로 이동시킨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베오신(Beosin)은 해커가 자금을 대부분 월렛 주소 '0x59ABf3837Fa962d6853b4Cc0a19513AA031fd32b'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커가 여러 차례 스왑과 크로스체인 거래를 실시했으며, 15일 기준 3억3859만 달러(한화 4489억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자금에는 22만8523 ETH가 포함돼 있는데, 현 시세로 2억8880만 달러(한화 약 3830억원) 상당이다. FTX 해커는 수량 기준으로 35번째 대형 이더리움 보유자가 됐다.
코인카프(CoinCarp)의 이더리움 대형 보유자 명단에 따르면 이더리움 예치 컨트랙트 '비콘체인'이 1500만 ETH로, 가장 많은 수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기타 암호화폐 거래소, 레이어2 프로토콜,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 브릿지 등이 20위권에 포진해있다.
상위 20개 주소가 전체 유통량의 27.7%를, 상위 50개가 유통량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한편, 업계는 이번 해킹이 내부자 소행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화이트 해커 집단 해큰(Hacken)은 "FTX 해킹은 경험이 부족한 내부자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해킹 자금을 처분하는 데 크라켄 거래소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크라켄 측은 "해당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더리움은 FTX 사태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오후 3시 15분 현재 토큰포스트 시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0.06% 하락한 1250.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