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지역에서 고위험 암호화폐 활동이 급증했다고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12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동유럽은 전 세계 거래 활동의 약 10%를 차지하는 5대 암호화폐 시장이다.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6309억 달러 규모의 온체인 거래가 확인된 바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2022년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동유럽 지역 내 ‘고위험’ 및 ‘불법’ 암호화폐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유럽 지역 암호화폐 거래 중 ‘고위험’이나 ‘불법’으로 추정되는 비율은 18.2% 수준이다.
특히 신원인증(KYC) 절차가 없는 고위험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 비율이 6.1%로, 1% 내외인 타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체이널리시스는 "암호화폐 시장이 조직적인 대규모 제재 회피를 지원할 만큼 유동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쟁 직후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암호화폐 거래가 증가했고, 러시아 이용자들이 덜 알려진 거래소를 향하고 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전쟁과 이에 따른 제재 조치가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국제 금융 접근성이 차단되면서 암호화폐를 우회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제재는 일반 금융에서 암호화폐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 거주자의 유럽 암호화폐 서비스 접근을 억제하기 위한 일련의 제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최근 1만 유로(한화 약 1380만원)의 이용 한도를 두는 선에서 전면 금지하는 수준까지 강도를 높였다.
체이널리시스는 이같은 국제 제재로 인해 규제 이행 수준이 낮은 거래소와 연관된 고위험 활동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고서는 "많은 이들이 암호화폐를 현금화할 새로운 장소를 찾기 시작했"면서 "이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터키였다면 전쟁 발발 이후에는 카자흐스탄과 그루지아가 급증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