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주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상승분을 반납한 모습이다. 8월 중순 2만4000 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20%가량 급락하며 2만 달러를 재차 반납했다.
지난주 시장의 향방을 결정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제롬 파월의 발언이었다. 파월이 강력한 긴축 기조를 선언하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했다. 아발란체(AVAX)의 경우 아바랩스가 악의적인 소송을 통해 경쟁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더욱 큰 하락세를 보였다.
◇ '희망고문은 끝났다' 발톱 드러낸 파월
이달 초 암호화폐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조성되며 상승세를 보였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의 오름세가 꺾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잭슨홀 미팅 연설에 나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작심한 듯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은 "현재로서는 긴축을 쉬어가거나 중단할 여력이 없다"며 "역사는 섣부른 긴축완화를 경고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파월은 금리 인상을 위해 일정 수준의 경기 침체도 감안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물가를 낮추기 위한 '불행한' 비용"이라면서도 "더 큰 경제적 고통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의 경기 둔화는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파월 발언 직후 주요 암호화폐는 모두 급락했다. 밤사이 비트코인은 7%, 이더리움은 10% 가량 하락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저가매수세 유입에도 재차 2만 달러를 반납한 상태다.
사진 = 암호화폐 시장 하락 추세 / MAMA Ventures
◇ "로펌 손잡고 경쟁사 소송했다" 논란 커지는 아바랩스 의혹
2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미디어 크립토릭스는 아발란체(AVAX) 개발사 아바랩스가 로펌과 손잡고 경쟁사에 악의적인 소송을 제기해왔다고 폭로했다.
크립토릭스가 지목한 로펌은 미국 소재 로슈프리드먼(Roche Freedman)이다. 크립토릭스는 해당 로펌의 설립자 카일 로슈와의 인터뷰를 증거로 제시했다.
미디어는 로슈 프리드먼이 수억 달러 상당의 AVAX와 아바랩스 주식을 받는 대신 바이낸스, 솔라나랩스 등의 업계를 상대로 대신 소송을 제기해 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당사자인 에민 권시러 아바랩스 설립자는 해당 의혹을 부인한 상태다. 크립토릭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카일 로슈도 "비밀 협약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잭슨홀 미팅에 더해 아바랩스 의혹이 제기되면서 아발란체는 지난주 15%가량 폭락했다. 현재 AVAX는 코인마켓캡 기준 전일대비 3.33% 상승한 19.8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 = 아발란체 등락 / 코인마켓캡
◇ 암호화폐 하락장에 거래량↓ 자금유출↑
암호화폐 투자펀드 코인쉐어스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펀드에서 총 2700만 달러(약 364억원) 규모의 자금이 순 유출됐다. 3주간 유출된 자금은 총 4600만 달러(약 62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동안 거래량은 9억100만 달러(약 1조21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마마벤처스는 "전반적인 가격 하락과 함께 거래장도 감소하는 전형적인 약세장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더리움에서도 100만 달러의 소규모 유출이 발생했으나 비트코인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머지(Merge)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