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반등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8일 1시 36분 기준 비트코인은 2만3153달러(약 3013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대비 9.63% 상승한 수치다. 이더리움도 1642.91달러(약 213만원)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14.57% 상승했다.
암호화폐는 FOMC가 시장 예측에 따라 기준금리 75bp 인상을 발표하자 급등했다. 이에 더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사진 = 28일 비트코인 등락. FOMC 결과가 발표된 오전 3시를 기점으로 급등했다 / 코인마켓캡
◇시장 안도시킨 파월의 말..."금리 인상 속도 늦출 수 있어"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 75bp 인상을 발표했다. 12명 연준 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달 6월에 이어 금리를 75b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1.5~1.75%에서 2.25~2.50%로 올랐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9월 FOMC에서도 75bp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음 회의에서 비정상적으로 큰(unusually large) 폭의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며 "이는 그때까지 우리가 얻게 될 경제 지표에 달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이었다. 파월은 "통화정책 기조가 더욱 강해지면, 연준 정책이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appropriate)"이라고 덧붙였다.
파월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이 현재 경기침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많은 경제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월은 "노동 시장의 유동성이 낮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며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5bp로 벌어졌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경우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외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식은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다.
추 부총리는 "과거에도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이 있었지만, 미국 금리인상 기간 전체로 볼 때 국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오히려 순유입을 유지한 바 있다"며 "우리 경제 기반과 국제 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응 등이 자본유출입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 금리 인상 이후 '안도랠리'... 향후 비트코인 전망은?
앞서 뉴욕증시와 암호화폐는 FOMC 발표 직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연준이 시장 예측에 부합하거나 완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안도 랠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올해 3월 연준이 처음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을 때 시장은 연준의 완화적인 태도에 주목해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5월에는 연준이 50bp를 인상했으나 파월이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안도 랠리를 펼쳤다.
6월에는 연준이 1994년 이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이같은 규모의 움직임이 흔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며 "다음 회의는 50bp나 75bp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이에 자산시장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7월 FOMC 직후 시장이 상승한 것도 100bp 인상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비트코인은 200일 이동평균선(MA)이었던 2만2천달러를 넘어 2만3천달러까지 상승했다.
강은혁 헤이비트 RA는 "비트코인이 2만2천달러 위에서 주봉을 마감한다면 시장이 200MA를 지지로 받아들이면서 반등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등세가 지속된다면 6월 급락 전 지지구간이었던 2만6천달러 부근에서 1차적 저항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