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의원들은 은행 산업을 감독하는 '통화감독청(OCC)'이 내놓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지원적 지침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1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리차드 더빈, 셀든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은행의 암호화폐 활동을 허용한 OCC의 '해석서신(interpretative letter)'을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암호화폐 부문에 이미 참여 중인 은행 현황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다.
해석서신은 문서로 작성한 조언이나 지침이다. OCC는 암호화폐 규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해석서신을 통해 기관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고, 업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었다.
한편, 의원들은 마이클 쉬 OCC 청장 대행에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암호화폐 관련 해석서신에 대한 우려를 피력했다.
의원들은 "일부 해석서신들은 은행에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 제공 △스테이블코인 결제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문제가 되는 기타 암호화폐 활동에 대한 참여를 무제한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가 은행과 다른 고객에 야기할 수 있는 리스크를 고려해, 통화청 해석서신 1170, 1172, 1174, 1179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쉬 청장 대행 당시 나온 해석서신 1건이 포함돼 있고, 나머지는 브라이언 브룩스 전 OCC 청장 대행(현 비트퓨리 CEO) 당시에 발행된 것들이다.
의원들은 해당 해석서신들이 암호화폐 금융 활동과 연결된 리스크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암호화폐 활동이 소매 투자자 보호에 있어서 적절하지 않다면서 테라, 쓰리애로우캐피털 붕괴와 셀시우스, 보이지디지털의 파산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상원의원들은 "OCC는 연준 및 연방예금보험공사와 협력해 종합적인 접근법을 개발하고, 소비자 및 은행 시스템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적절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의원들은 “(통화청 청장대행이) 최근 암호화폐 시장 혼란 상황이 전통 은행권 및 금융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선언했지만, 금융 시스템과 소비자에 미칠 암호화폐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강력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러 가지 문항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은행들이 암호화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는지, 은행들이 어떤 유형의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 중인지, 은행이 암호화폐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은 어느 정도인지, 이러한 은행들이 파생상품 거래 같은 암호화폐 관련 기타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는지 등도 문의했다.
브라이언 브룩스는 OCC 청장은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 출신으로, 2020년 7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재임 기간 동안 암호화폐 산업에 친화적인 규제 개혁을 지원했다. 핀테크·암호화폐 기업이 국법은행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 앵커리지 등이 국법은행 자격을 얻기도 했다.
2021년 5월 마이클 쉬 청장 대행은 부임 당시 "암호화폐 정책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암호화폐 수탁 부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암호화폐와 탈중앙화 금융(DeFi, 디파이)가 새로운 방식으로 금융을 탈중개화하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