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상장된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올해 2분기 11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세 하락과 거래량 급감에 분기 매출은 61% 급감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2분기 실적발표에서 세후 11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4억4600만달러는 암호화폐 및 벤처 투자로 인한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분기 암호화폐 호황장에서 16억달러 순이익을 올렸던 코인베이스는 지난 1분기 4억30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 6월 18% 감원까지 단행했다.
거래소는 이번 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분기 매출은 8억30만달러로, 월가 전망치인 8억3200만달러를 하회했다. 주당 순손실 역시 4.98달러로, 전망치인 2.65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암호화폐 시세 급락과 이로 인한 거래량 감소는 저조한 실적의 주원인이 됐다. 총 거래량은 2170억달러로 전기 기록인 3090억달러에서 30% 감소했다. 월간 거래 이용자는 지난 분기 기록 920만 명에서 90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상황을 "전형적인 시장 사이클의 일부"이며 "거래소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전반적으로 복잡했던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시장 움직임에 거래량과 거래 수익이 타격을 입었다면서도, 거래소가 적절한 리스크 관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이번 약세장은 신선한 공기가 되고 있다"면서 "강세장에서는 신규 이용자 유입에 대응하느라 할 수 없었던 활동들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사가 되어 맞이한 첫 다운 사이클이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암호화폐 산업의 순환적인 특성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인베이스 CEO는 거래 서비스를 통한 단기 수익보다 스테이킹 서비스 출범 등 비투자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2분기 월간 활성 사용자의 67%는 스테이킹을 포함한 '비투자' 상품에 참여했다면서 이달 초 출시한 스테이킹 상품을 '이른 승리'(Early win)로 간주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보유 자산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논의들을 환영한다"며 증권형 자산 상장 혐의에 따른 SEC 조사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지난 몇 년간 암호화폐 규제는 큰 진전을 보였다"면서 "암호화폐를 위한 더 많은 규제가 나올수록, 코인베이스에는 더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내년엔 미국에서 상식적인 규제 체계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 6개월 동안 매출의 77%에 해당하는 15억 2천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재정 우려는 커진 상태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10.34% 하락한 87.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대형 자산운용사 블랙록과의 협약 소식에 올랐던 상승분도 대부분 빠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