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진행한 설문에서 미국인 10명 중 6명은 디지털 달러 발행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2022년 1월 20일 CBDC 보고서를 발간하고 22개의 질문을 통해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정책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안토니는 디지털 달러에 관한 의견서 2052건을 확인한 결과, 66%가 디지털 달러에 대해 우려를 표하거나 완전히 반대했다고 밝혔다.
빈 답변지 등 잘못 제출된 56개 의견서와 관련 정부 계약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27개 의견서를 제외하면 디지털 달러 반대 비율은 71%까지 높아진다.
반대 의견에서 확인된 가장 일반적인 우려점은 △금융 프라이버시 노출 △금융 통제 △은행 시스템 탈중개 위험 등이다. 디지털 달러를 찬성하는 이유로는△국가 경쟁력과 안보 향상 △현금 생산 비용 절감 △투명한 통화 시스템 통한 신뢰 개선 등이 거론됐다.
니콜라스 안토니는 "응답자의 상당수가 반대를 표한 것은 미국인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금융의 자유를 위협하는 실제적인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9차례의 의견 모음 중 1회부터 7회까지는 긍정적인 응답률 평균 9.57%였는데, 기업 참여율이 급증했던 8회, 9회 의견 모음에서는 긍정적 의견이 각각 28%, 33%로 증가했다. 니콜라스 안토니는 "금융, 기술, 준법 관련 기업이 CBDC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도 "CBDC에 긍정적인 기업들은 관련 자문·기술 제공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카토연구소 정책 애널리스트는 전국신용조합협회(CUNA), 은행정책연구소(BPI), 미국은행협회(ABA) 등이 CBDC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CBDC가 세계 준비 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어떻게 향상시킬지도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디지털 위안화 도입의 실제 의도는 지불 시스템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높이고, 개인의 거래와 행동을 면밀히 감시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카토연구소는 정부 간섭 최소화와 자유 시장을 중시하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정부가 국민의 자금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보고 반대하는 입장이다.
보스턴 연준은 2020년 8월부터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와 '프로젝트 해밀턴'을 통해 CBDC를 연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 행정명령에서 디지털 달러 연구에 속도를 내줄 것을 지시하면서 디지털 달러 작업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연준은 "의회와 행정부 승인 없이 디지털 달러 작업에 착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