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4월 2일(현지시간)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 수입품 전반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S&P 500 ETF(SPY)는 2% 이상 하락했고, 다우존스를 추종하는 SPDR 다우존스 산업평균 ETF(DIA)는 1%, 나스닥100을 기반으로 한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는 3% 가까이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 연설에서 향후 대부분 국가에 대해 최소 10%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규제를 회피하거나 미국산 제품에 높은 비관세 장벽을 유지하는 60개국에 대해 총수입세의 절반 수준을 기준으로 한 개별 관세도 예고했다.
미국의 가장 큰 교역 대상국들이 관세 부과 대상에 모두 포함됐으며, 유럽연합(EU)은 20%, 일본은 26%, 중국에 대해서는 무려 34%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번 조치가 사실상 글로벌 무역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충격은 곧바로 개별 기업 주가에도 반영됐다. 중국, 베트남, 인도 등지에서 제조 기반을 운영 중인 애플(AAPL)은 시간외 거래에서 약 6% 하락했다. 테슬라(TSLA)는 4% 하락했고, 아마존(AMZN)과 월마트(WMT)는 각각 약 5%, 6%씩 떨어졌다. 대형 리테일 및 제품 제조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의류 및 신발 부문에서는 낙폭이 더욱 컸다. 미국 소비재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글로벌 제조업 수입품이 대거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키(NKE)는 7% 하락했고, 스위스 신발 제조사 온홀딩(ONON)은 무려 17% 급락했다.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LULU)은 11%, 덱커스 아웃도어(DECK)는 12% 이상 빠졌다.
미 국채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경기 둔화 우려가 번지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13%까지 밀려 올해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관세 부담이 소비자 가격과 기업 수익성을 이중으로 압박하게 될 경우, 미국 내 경기 확장 흐름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정면으로 맞서야 미국 근로자와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관세 도입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경제 및 시장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가 광범위해지면서 향후 추가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