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밈코인 증권 아니다 발표… 트럼프 행정부 암호화폐 정책 변화 가속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밈코인(memecoin)은 증권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트럼프 행정부 이후 급격한 암호화폐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EC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번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발행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직원들이 밈코인은 증권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사기 행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연방 및 주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SEC가 암호화폐 정책을 급격히 완화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SEC 위원장이었던 개리 겐슬러(Gary Gensler)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간주했지만, 그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SEC는 암호화폐 회계 지침 철회, 주요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법적 조치 철회, 암호화폐 태스크포스 설립 등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단행했다.

전 SEC 커미셔너 마이클 피워워(Michael Piwowar)는 "SEC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정책 변경 흐름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밈코인은 증권이 아니라는 결론이 비교적 쉬운 사안이었을 것"이라며, "대중적인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SEC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EC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SEC 민주당 커미셔너 캐롤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는 이번 발표가 잘못된 판단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밈코인은 단순한 유희적 자산이 아니라, 발행자들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고 토큰 가치를 높이려는 구조를 가진다"며, "이는 증권법상 '공동 사업'의 개념에 부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발행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취임식 직전에 'TRUMP'라는 밈코인을 출시했으며, 이후 멜라니아 트럼프도 자체적인 밈코인을 발행했다. 두 코인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워싱턴의 비영리 감시 단체 '시민 윤리 책임 센터(Citizens for Responsibility and Ethics in Washington)'는 이번 발표의 시점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이 단체는 X(구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밈코인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SEC가 밈코인은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발표했다"며 "아무런 이해충돌 문제도 없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 SEC 변호사 테레사 구디 길렌(Teresa Goody Guillén)은 "밈코인은 오랜 기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자산이며, 특정 사건과 연결 짓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SEC는 현재 폴카닷(DOT), XRP, 솔라나(SOL), 앱토스(APT), 도지코인(DOGE) 등 다양한 암호화폐 기반 ETF 승인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히 도지코인은 대표적인 밈코인으로, 이번 발표가 향후 ETF 승인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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