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가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미국 경제 성장 둔화,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 등이 맞물려 달러를 둘러싼 불안 요소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 확대 움직임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이어왔고, 심지어 "파월의 해임이 시급하다"고까지 언급하며 연준 독립성 논란을 자초했다. 백악관의 경제 자문 케빈 해셋은 파월 해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불안을 더욱 키웠다.
실제로 미 달러의 흐름을 추적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4월 초 이후 5%가량 하락했고, 연초 대비로는 약 9%나 급락했다. 21일(현지시간) 기준으로는 98.32를 기록하며 2022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글로벌 투자자들은 리스크 회피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약세 신호가 명확하다. 지난해 10월 하락 삼각형 패턴을 상향 돌파하며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바로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면서 이는 '불 트랩'으로 확인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상승 시작 신호로 착각해 매수한 뒤 갑작스런 반전 하락으로 손실을 입는 전형적인 상황이다.
현재 주목할 만한 첫 번째 지지선은 95 수준이다. 과거 2017년 10월부터 2022년 1월까지 형성된 다수의 피크와 바닥이 교차하는 구간이며, 매수세가 재차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추가 하락 시에는 90선이 중요 지지선이자 다음 매수 진입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지점은 2021년 상반기의 저점과 겹치면서 향후 방향성을 좌우할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단기 반등 시 저항 수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01선은 하락 삼각형의 하단 추세선과 맞닿는 지점으로, 과거 지지선이 저항선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돌파한다면 다음 상단 목표선은 107 근방일 수 있으며, 이는 2023년 10월과 11월 고점이 형성된 상단 저항대와 일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정책 간섭과 연준 독립성 침해 우려는 미국 경제의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DXY의 향방이 미국의 글로벌 경제 주도권 유지 여부와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향후 시장은 백악관과 연준 간의 갈등 구도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