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강화 움직임으로 촉발된 시장 불확실성을 계기로 암호화폐 파생상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말부터 연이어 발표한 관세 정책은 전통 금융시장의 흔들림을 유도했고, 그 여파로 암호화폐 파생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코인베이스(Coinbase), 로빈후드(Robinhood), 크라켄(Kraken),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등 미국 내 주요 거래소는 최근 새로운 형태의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시에 수천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 가능성도 타진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한 번 격랑에 휩싸였고, 그 영향으로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거래량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전통시장과 디커플링된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기관 투자자들과 고도화된 개인 투자자들이 이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 운용사 웨이브 디지털 애셋(Wave Digital Assets)의 데이비드 시머 최고경영자(CEO)는 “고조된 관세 정책과 글로벌 무역 갈등이 초래한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암호화폐 파생상품이 포트폴리오 방어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미국 내 거래소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보다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머 CEO는 “규제 명확성이 어느 정도 기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거래소들은 고객층 확대와 제도권 편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수익 창출 기회를 찾는 기관과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새로운 탈출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은 미국 암호화폐 시장 지형에 중대한 전환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