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이후 비트코인이 10만 9,000달러(약 1억 5,926만 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더리움(ETH)은 여전히 2021년 고점 대비 68%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반등 조짐도 뚜렷치 않다. 특히 시장 전반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8만 달러(약 1억 1,680만 원)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대두되며 알트코인 투자자는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관련 휴전 중재 실패, 관세 정책 강경 발언,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비트코인 매입 계획 등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위험 자산과 동조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현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블룸버그의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이더리움 가격이 올해 중 1,000달러(약 146만 원)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더리움이 단기적으로 2,000달러(약 292만 원)를 회복할 경우 강세 신호로 볼 수 있겠지만, 비트코인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 알트코인 전반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인 약점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맥글론은 "2009년 비트코인이 등장했을 당시와 달리, 현재 시장은 지나친 투기성과 과도한 성장 기대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현상은 규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고, 이더리움의 향후 성장성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금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비 26% 상승하며 S&P500 지수의 상승률을 상회했다. 글로벌 경기 불안, 인플레이션 공포,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 대비 구리 가격 비율이 2009년, 2016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오른 점은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더리움 향후 전망에 대해 시장은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Pectra 업그레이드, 블랙록(BlackRock)의 ETH 기반 ETF 추진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며 장기 반등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퀸 톰슨(Quinn Thompson) 같은 분석가는 이더리움을 "죽어버린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사용량 감소와 수수료 하락 등을 이유로 반등 가능성을 낮게 봤다. 특히 레이어2 확산이 이더리움 자체보다 외부 토큰 가격에 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결국 이더리움은 앞으로도 경제 여건과 시장 심리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본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핵심 자산이 흔들릴 경우, 보다 큰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관망 분위기를 유지하며, 향후 경제 환경과 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