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발표할 예정인 무역 관세 조치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과 현실자산 토큰화(Real World Assets, RWA)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과 함께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낮은 자산을 ‘*안전지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분석업체 인투더블록(IntoTheBlock)은 지난 3월 31일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처럼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과 RWA에 자금 유입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자산은 온체인 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조금만 변해도 실시간 자본 재배분으로 큰 가격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트코인(BTC)은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약 19%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7% 이상 조정을 받았다. 시장은 4월 2일 발표될 미국의 본격적인 보복관세 조치가 주요 교역국을 겨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무역적자 1조2000억 달러(약 1,752조 원)를 줄이고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강경한 통상정책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RWA 시장은 이 같은 흐름 속에 빠르게 성장 중이다. RWA.xyz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RWA 누적 규모는 지난 2월 3일 170억 달러(약 24조 8,200억 원)를 돌파했고, 최근에는 200억 달러(약 29조 2,0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리야 칼체프 이파운데이션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와 주식 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힘없는 흐름이 오히려 RWA로 자본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평가한다. 연구기관들은 RWA가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450조 달러(약 6경 5,700조 원) 규모의 세계 자산 시장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5년 안에 500억 달러(약 73조 원)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이외에 어떤 경제 전략을 실행할지에 따라 RWA와 스테이블코인의 매력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의 회피 수단을 넘어, 구조적 변화가 장기적으로 RWA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