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 글로벌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 총 8억7,000만 달러(약 1조 2,702억 원)가 순유입되며 자금 흐름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체 자산 규모는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갔다.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3월 31일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암호화폐 투자펀드에는 2억2,600만 달러(약 3,300억 원)가 유입됐다. 이는 전주 대비 감소한 수치지만, 투자자 심리가 여전히 양호하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투자금 대부분은 비트코인(BTC) 관련 상품에 집중됐다. 해당 주간 전체 유입액 중 1억9,500만 달러(약 2,847억 원)가 비트코인 투자 펀드로 들어왔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BTC) 상품에서는 4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250만 달러(약 36억 5,000만 원) 규모의 순유출이 집계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비트코인 가격 반등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알트코인 시장에도 오랜만에 자금이 유입됐다. 4주간 총 17억 달러(약 2조 4,820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던 알트코인 섹터는 지난주 3,300만 달러(약 482억 원) 규모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더리움(ETH)이 1,450만 달러(약 212억 원)로 가장 큰 유입세를 보였고, 솔라나(SOL), XRP, 수이(SUI)도 각각 780만 달러, 480만 달러, 400만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이 같은 순유입에도 불구하고 전체 암호화폐 ETP의 운용자산 총액(AUM)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10일 이후 AUM은 약 5.7% 감소해 3월 28일 기준 1,339억 달러(약 194조 2,540억 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2025년 들어 최저치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이후 가장 낮은 AUM 수준인 1,140억 달러(약 165조 8,400억 원)까지 떨어졌다고 코인셰어스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은 설명했다.
시장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약 13.6% 하락했고,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약 20% 감소했다. 이를 고려할 때, ETP 자금 유입과 암호화폐 시장 가치 사이의 괴리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결과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투자자들이 방어적이면서도 점진적인 리스크 선호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익 추구 심리가 살아는 있으나, 가격 하락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국면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