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시장이 월간 마감일을 앞두고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다. 3월 28일(현지시간) 기준 전체 시가총액은 약 2.89조 달러(약 4,219조 원)로 하루 만에 4.2% 하락했다. 특히 이더리움(ETH)과 XRP는 24시간 동안 각각 5% 넘게 하락해 각각 약 $1,909(약 279만 원), $2.24(약 3,280원)에 거래됐다. 급격한 매도세로 인해 하루 동안 3억 3,600만 달러(약 4912억 원) 이상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반의 하락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먼저, 파생상품 시장의 ‘오픈이자(Open Interest)’가 일제히 감소한 점이 눈에 띈다. 비트코인의 오픈이자는 약 1% 줄어든 $56.84B, 이더리움은 3.58% 감소한 $22.37B, XRP는 3.21% 하락한 $3.92B를 기록했다. 이는 투기적 포지션이 축소되고 있다는 신호로,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새 관세 시행을 앞둔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4월 2일 예고된 미국 주도의 관세 조치는 글로벌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같은 날 발표 예정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투자자들에게 부담 요인이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암호화폐 시장은 이 같은 뉴스에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장 구조의 변화도 현재의 약세 흐름을 설명하는 주요 변수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에서 단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증가하는 반면, 장기 보유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며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시장 내 자금 흐름이 점차 ‘단기적 투기’를 벗어나 ‘장기적 확신’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스테이블코인 수요의 증가다.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 보존 수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으로 눈을 돌리며,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회복력을 떨어뜨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매크로 이벤트에 의해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관세 정책과 경제지표,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포지션 전환 여부가 새 국면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술적 분석을 넘어 정치·경제적 변수까지 고려한 대응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