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시각차가 입법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투자은행 TD코웬(TD Cowen)은 SEC 내부의 입장 차이가 스테이블코인 입법 추진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SEC 커미셔너 캐롤라인 크렌쇼(Caroline Crenshaw)는 최근 성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이 아니라고 본 SEC의 입장에 강하게 반대하며, 이는 리테일 투자자와 시장 전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SEC는 지난주 ‘스테이블코인 혹은 위험한 사업?’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준비금으로 뒷받침되고 손쉽게 상환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은 증권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크렌쇼는 이 같은 입장이 스테이블코인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일반 투자자에게는 중개기관을 통해서만 접근 가능하며, 해당 기관이 언제든지 1달러에 상환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녀는 ‘이런 법적·사실적 결함은 USD 기반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뿐 아니라 전체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이번 논쟁은 미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인 시점에 발생해 더욱 주목된다. 최근 몇 주간 상·하원 위원회는 준비금 요건 등 발행 기준을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현재 하원과 상원 각각 다른 형태의 법안을 조율 중이다. 최종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송부되어 서명을 받아야 한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암호화폐 업계의 연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 의원은 테슬라 최고경영자이자 트럼프 고문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TD코웬의 자렛 사이버그(Jaret Seiberg) 워싱턴 리서치 그룹장은 ‘의회가 입법 직전까지 온 상황에서 SEC가 자체 입장을 발표한 것은 시점상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의 지지 없이는 상원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