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업무 환경의 판도를 바꿀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 웨이브 2’에는 ‘리서처(Researcher)’와 ‘애널리스트(Analyst)’라는 두 AI 에이전트가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깊이 있는 분석과 추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통해 단순한 AI 도구를 넘어 ‘디지털 동료’로서의 AI를 지향하고 있다.
이들 AI는 오픈AI의 고급 추론 모델을 기반으로 구동되며, 기업의 복잡한 의사결정과 데이터 분석을 지원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과거 회의록, 이메일, CRM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의 전략을 수립하고 싶을 때 이 AI가 핵심 인사이트를 도출해주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 부문 최고 책임자인 아파르나 첸나프라가다는 "리서처는 마치 내 주머니 속에 있는 스마트한 연구원과 같고, 애널리스트는 날카로운 데이터 과학자와 같다"고 소개했다.
이번 발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전 세계 31개국 노동자 3만 1,000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2025 워크 트렌드 인덱스’와 함께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프런티어 기업(Frontier Firms)’이라 불리는 선도 조직들이 AI 도입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업무 구조 재편에 나서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기업들은 AI를 중심으로 한 인간-에이전트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조직 구성을 해체하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리는 이상적인 미래 업무 모델은 ‘인간 주도, 에이전트 실행’ 구조다. 이러한 방향성은 코파일럿 플랫폼 내 ‘에이전트 스토어’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으며, 사용자 맞춤형 에이전트뿐만 아니라 지라(Jira), 먼데이닷컴(Monday.com), 미로(Miro) 같은 협업툴 기업과의 연동 에이전트도 제공된다.
코파일럿은 단순 챗봇이 아닌 AI 세계의 ‘브라우저’로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사용자는 ‘코파일럿 노트북’을 통해 파일과 회의록을 기반으로 보다 정밀한 질문과 명령을 AI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코파일럿 검색’ 기능은 다양한 앱에 흩어진 데이터에서 통합된 정보를 추출한다. 또한, GPT-4o 기반의 ‘크리에이트’ 기능은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리더의 53%는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면서도, 노동자의 80%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응답해 심각한 ‘생산성 격차(Capacity Gap)’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특히 하루 평균 275건에 달하는 업무 방해 요소가 집중시간을 잠식하고 있으며,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기업 차원의 AI 전략도 빠르게 정립되고 있다. 지난해엔 현장 직원 주도의 AI 사용 사례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경영진이 주도하는 ‘톱다운 방식’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81%의 의사결정자들이 AI 기반으로 핵심 운영 전략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IT 관리자가 조직 전체의 AI 에이전트를 통제하고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코파일럿 통제 시스템’을 개선 중이다.
조직 내 ‘인간 대 에이전트 비율’을 적절히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지나치게 많은 에이전트는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부족할 경우 인간의 역량 확장이 제한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직장인이 ‘에이전트 보스(Agent Boss)’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지 AI를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역량이 기업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흐름은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AI 도입 선도 기업의 71%가 ‘회사가 번창 중’이라고 응답한 반면, 전 세계 평균은 37%에 불과했다.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AI가 대기업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5월 말부터 새로운 AI 기능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조직 구조, 업무 방식, 인재 경쟁 구도까지 AI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만큼, 코파일럿은 단순한 생산성 도구가 아니라 ‘AI 시대의 브라우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