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이 교육 분야를 빠르게 혁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대상의 AI 튜터 개발은 전통적인 학습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며 주목받고 있다. 부모의 88%가 AI가 자녀 교육에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 자녀가 교실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AI가 교육 시장에서 갖는 기대감과 현실 간의 간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이반 크류코프(Ivan Crewkov)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유아용 AI 영어 튜터 '버디.ai(Buddy.ai)'를 개발했다. 전 세계에서 2030년까지 약 4,000만 명의 초·중등 교사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AI 기반 맞춤형 튜터는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7세 이전의 언어 습득 능력이 최고조에 달한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는, 조기 언어 교육용 AI의 시장성과 시급성을 동시에 뒷받침한다.
그러나 단순히 AI API를 불러와 챗봇을 구현하는 것만으론 유아 대상 제품을 만들기 부족하다. 실제 버디.ai의 개발 과정은 말 그대로 ‘처음부터’ 시작되었다. 아동의 음성을 기존 음성 인식 시스템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은 전 세계 5,000시간 이상의 아동 음성 데이터를 수집해 독자적인 자동 음성 인식(ASR) 엔진을 제작했다. 또한 아바타의 언어 모델 역시 외부 대형 언어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사내에서 자체 구축해, 부적절한 대화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크류코프의 창업 배경에는 개인적인 사연도 자리 잡고 있다. 2014년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 당시 딸 소피아가 영어 장벽으로 인해 또래와 어울리기 어려워하는 경험을 목격하면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 시중 언어 앱은 텍스트 중심이라 읽기 능력이 부족한 아이에겐 어려웠고, 회화 연습도 제한적이었다. 이 경험은 음성 중심, 대화형, 애니메이션 기반의 튜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AI 튜터 시장에는 아직도 상당한 기회가 열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중국 등 영어 실력이 직업 기회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국가에서는 아동 영어 교육의 수요가 매우 크다. 이에 따라 글로벌 유저 기반을 고려한 에듀테크 제품은 시장 확대와 파트너십 확보 면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버디.ai'는 단순한 교육 앱을 넘어, 교사 부족을 보완하고 디지털 교육의 형평성을 높이며 전 세계 수백만 아동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크류코프는 “중요한 문제에 진심으로 몰두해야만,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는 고된 난관들을 극복할 수 있다”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험한 여정을 이끌 원동력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