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최근 진행한 약 5조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통해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이번 라운드에서 모은 35억 달러(약 5조 4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은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확보됐으며, 이로 인해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615억 달러(약 88조 5,600억 원)로 급상승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2024년 2월의 기업 가치였던 185억 달러 대비 3배 넘는 몸값 상승이다.
앤스로픽은 챗GPT의 경쟁 상대로 주목받으며 자사의 AI 비서인 클로드(Claude)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기술 투자와 시장 확대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근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xAI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기업 가치를 800억 달러(약 115조 2,000억 원)로 끌어올려 앤스로픽을 제치고 세계 2위 AI 스타트업 자리에 올랐다. 이와 동시에 오픈AI는 소프트뱅크로부터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의 신규 투자를 추진 중이며, 평가 가치는 2,600억 달러(약 374조 4,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정보기술 관련 투자로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너디오(Nerdio)가 글로벌 사모펀드 제너럴 애틀랜틱으로부터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12억 달러로 인정받았다. 연간 반복 매출이 85% 이상 성장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너디오는 1만 5,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하며 B2B IT 자동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함께 주목할 투자 사례로는 플리티오(Fleetio)가 4억 5,000만 달러(약 6,480억 원)를 조달하며 오토 인티그레이트(Auto Integrate)를 인수했고, 핀테크 기업 머큐리(Mercury)는 세쿼이아 캐피탈 주도로 3억 달러(약 4,320억 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35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공공안전 기술 스타트업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는 2억 7,5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지난해 3억 달러를 초과하는 연간 반복 매출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포토닉 기술을 앞세운 셀레스티얼 AI(Celestial AI)가 2억 5,000만 달러를, 방산 스타트업 에피러스(Epirus)와 사이버 보안 기업 아일랜드(Island) 역시 각각 동일한 금액을 유치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2020년 설립 이후 단기간에 기업 가치를 48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며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방위산업 분야 스타트업 실드 AI(Shield AI)도 2억 4,000만 달러를 확보하며 기업 가치를 53억 달러로 상승시켰다. 이 스타트업은 무인 항공기의 자율비행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로 미국 국방 산업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3 해리스, 안드리센 호로위츠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AI 기반 과학 연구 스타트업 릴라 사이언스(Lila Sciences)는 2억 달러(약 2,88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등장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과학 실험 자동화와 초지능 플랫폼 개발을 통해 실험 설계, 가설 설정, 데이터 분석까지 지원하는 완전한 AI 기반 연구 생태계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3월, 미국 내 기업이 유치한 상위 10개 투자 라운드 중 절반 이상이 AI 또는 방위기술 관련 기업에 집중되며 최근 기술 트렌드가 밀도 있게 반영됐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목이 기술혁신과 안보 강화라는 키워드에 쏠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향후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