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검증된 데이터를 제공하는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BIS는 중앙은행 간 정책 협력을 돕기 위해 1930년에 설립된 국제 금융기구다. 산하에 암호화폐, 블록체인 등 금융 기술 트렌드를 연구하는 '이노베이션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BIS이노베이션허브는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을 비롯해, △양자 기술에 대한 암호화 체계 방어, △소매형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보안 실험 등 새롭게 추진할 연구 프로젝트들을 공개했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몇 달 후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에 개설되는 유로시스템센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센터를 중심으로 19개 유로지역 중앙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이 프로젝트에 협력하게 된다.
◇BIS, 검증된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BIS는 검증된 암호화폐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BIS는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성과 경제적 잠재력을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이같은 사실은 최근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대출 플랫폼의 붕괴로 더욱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가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미규제 기업들이 자산 담보, 거래량, 시가총액 등의 데이터를 자체 보고하기 때문"이라면서 "(기업의) 개별 데이터와 솔루션은 포괄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없고 투명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BIS는 시장 자본화, 경제 활동,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성을 조명할 수 있는 '오픈소스 시장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만들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자 기술 관련 결제 '프라이버시' 강화 실험
BIS는 양자컴퓨터 발전이 결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국제기구는 "양자컴퓨터는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권이 결제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암호화 체계를 깨뜨릴 수 있다"면서 "이는 기밀성을 위협하고 결제 시스템의 무결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BIS는 양자컴퓨팅의 출현 이전에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양자컴퓨터의 향상된 처리 능력을 견딜 수 있는 잠재적인 암호화 솔루션을 조사하고 실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매 CBDC 보안 수준 강화
BIS는 개인이 일상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소매 CBDC의 사이버 보안 수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스라엘 중앙은행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된다.
BIS는 "소매 CBDC를 연구 중인 중앙은행들은 대부분 시중 은행과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를 중개기관으로 두는 전통적인 형태를 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젝트 '셀라(Sela)'는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사이버 보안 역량과 홍콩금융관리국이 '아우럼(Aurum)' 프로젝트에서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중개업체가 안전하게 CBDC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솔루션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