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SG 경영과 블록체인 기술

이제 ESG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ESG와 함께 기후변화, 탄소중립과 같은용어들을 온갖 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ESG 만큼 경영·경제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유발하고 있는 주제도 드물다고 할 정도로 이제 ESG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ESG와 함께 기후변화, 탄소중립과 같은 용어들을 온갖 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다.

하지만 각 기업의 ESG 관계자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해도나 실행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 한번 놀라고, 또 회사 차원에서는 열심히 하는지 모르겠으나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는 고백에 한 번 더 놀란다.

물론, 아직 ESG의 보고 기준이나 탄소 측정 등의 기준이 일원화되어 있지 않고, 평가기관도 다양해서 어느 평가기관의 기준에 맞추어야 할지 고민이 많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설사 그러한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전 임직원이 일치단결하여 ESG 활동을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문제(ESG 경영내재화)는 기업에 여전히 남는다.

ESG 경영내재화를 하지 않으면 ESG는 ESG위원회 같은 일부 부서에 국한된 문제가 되어 버리기 쉽다. 즉, 회사 내에서 경영진과 ESG위원회 정도가 고민하는 협소한 주제로 전락하기 쉽다. ESG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받는 중차대한 분야임에도 일부 부서가 책임지고 보고서를 잘 작성하고 평가점수를 잘 받으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사내에 팽배하다면, 그러한 회사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ESG는 단순한 전통적인 재무보고의 수준을 벗어나서 기업이 다양한 관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도 측정, 보고하여야 한다. 따라서 전 임직원이 함께 각자 맡은 ESG 핵심성과지표(KPI)를 열심히 관리한다고 해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다. ESG 담당부서만의 노력으로 좋은 점수를 받으려 한다면 기업이 소위 그린워싱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ESG 보고서의 내용이 진실한 정보가 맞는지 등에 대한 정보이용자의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ESG 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에 대한 정답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ESG 경영체계를 설계하고 실행한다면 균형 잡힌 ESG 경영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위 항목들 중 ‘전 임직원의 ESG 활동 참여 유도’ 항목은 ESG 경영내재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전임직원의 ESG 경영 참여 유도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임직원 교육훈련 강화, 사내 캠페인 확대, ESG 활동 습관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 개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한시적으로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지속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 임직원이 ESG 경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려면, 개별 임직원이 개인의 ESG 목표를 수립하고 활동사항을 기록하여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개인의 ESG 활동이 기업의 ESG 핵심성과지표에 도움이 되도록 연계하여 설정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ESG 핵심성과지표 중 환경 분야의 ‘폐기물 배출량’은 기업 차원에서도 관리할 수 있지만, 부서 단위나 더 나아가서 개인 단위에서도 관리할 수 있는 항목이다. 이 때 개인 또는 부서별 ‘폐기물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한 개인이나 부서에는 보상을 부여한다면 더욱 열심히 ESG 활동을 하고자 할 것이다.

물론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수준에 비하면 개인의 폐기물은 그 양이 미미한 수준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적은 양이라 할지라도 개인들이 동참하여 폐기물 배출량이 감소하였다면 그 가치는 배가될 것이다.

더 나아가 꼭 기업의 ESG 핵심성과지표와 연계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각종 ESG 활동을 하고자 하는 임직원들이 있다면 기업은 그러한 활동을 얼마든지 장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각 개인은 자전거 타기, 1인 1그루 나무 기부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지구환경을 생각하고 사회를 생각하는 개인들의 노력과 정성이 모이고 그러한 개인들이 모인 회사가 있다면, 그러한 회사의 지속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러한 개인의 ESG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ESG 활동을 등록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측정, 평가, 보상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설계하고 구현한다면 개인의 ESG 활동이 DID 기반의 개인전자지갑에 낱낱이 기록되어 그 기록의 진위 여부를 별도로 검증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회사는 개인 ESG 활동을 성실히 수행한 임직원에게 다양한 형태의 보상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이러한 개인의 활동 기록은 향후 개인 신용점수 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즉, 개인은 ESG 활동에 대해 회사로부터 인정받아서 좋고, 회사는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 함께 ESG경영을 하니 대내외적으로 더욱 신인도를 높일 수 있다.

개인 ESG 활동에 대해 혹자는 아직 기업 차원의 ESG 활동도 잘 못하고 있는데 개인 차원까지 논의하는 건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임직원 없는 기업을 상상할 수 없듯이 필자는 오히려 개인 ESG 활동이 없는 기업 ESG 경영이 과연 제대로 된 ESG 경영인지 되묻고 싶다.

본 콘텐츠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4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