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의 압류를 보다 명확히 하고 관련 범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가상자산 전담팀을 신설한다.
2022년 2월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FBI에 ‘국가 암호화폐 단속국(National Cryptocurrency Enforcement Team·NCET)’ 신설 소식을 알렸다. 미 법무부는 “이번 FBI의 조직 신설은 과거 비트파이넥스(bitfinex) 해킹 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하면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양의 가상자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내린 것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2016년 비트파이넥스를 해킹해 11만 9754비트코인(BTC)을 해킹한 혐의를 받는 일리야 리히텐슈타인(Ilya Lichtenstein)과 헤더 모건(Heather Morgan) 부부의 검거를 통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환수를 진행했다. 해당 환수액은 암호화폐 범죄자금 환수액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랜섬웨어 공격 등 사이버 범죄에서 범죄자들이 랜섬웨어를 풀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 전담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는 미국의 최대 연료 파이프라인 네트워크 기업과 최대 소고기 공급업체가 랜섬웨어 공격을 당했으며 FBI는 이 두 사건을 계기로 정밀 조사를 강화해왔다.
FBI는 해당 사건을 수사하면서 범죄자들에게 제공된 암호화폐 일부를 추적할 수 있었으며, 환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는 암호화폐 특성상 한번 추가된 기록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성질 때문이며, 암호화폐의 이동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 FBI의 설명이다.
리사 모나코(Lisa Monaco) 미 법무부 차관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사이버보안회의에서 “JP모건앤체이스의 고객 약 8000만 명의 정보 도용을 도운 러시아 해커 사건을 지휘했던 최은영 검사가 새로운 암호화폐 전담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최은영 검사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뉴욕의 연방 검찰청에서 사이버 범죄 관련 부서에서 10년 동안 일해온 베테랑 검사라는 것이 미국 법무부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모나코 차관의 선임 보좌관을 맡아왔다.
모나코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국제 암호화폐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암호화폐를 악용하는 범죄자나 기업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도 전했다. 모나코 차관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려는 범죄자들에게 명확히 경고한다”라며 “관련 범죄를 추적하고 범죄자들의 수익을 환수해 범죄를 저지르지 못한다는 것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모든 기업들은 암호화폐를 남용하는 행위를 근절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은영 NCET 신임 국장은 “가상자산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는데, NCET가 사이버범죄 등 가상자산 관련 범죄 수사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