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Art)를 중심으로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하자 다양한 분야, 많은 업체에서 NFT 관련 사업 진출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NFT 플랫폼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지만 다른 플랫폼들과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곳이 있다. 그동안 영화, 드라마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투자, 제작, 유통 등을 담당해온 바른손의 자회사 바른손랩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아트 NFT 플랫폼 ‘엔플라넷(nPlanet)’이다.
우리는 엔플라넷이 품고 있는 가치와 더욱 성장할 NFT 시장의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강신범 바른손 대표를 만났다. ‘아트 NFT’를 대하는 강 대표의 태도는 결연했다. 강 대표는 “아트 NFT에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곳은 36년간 문화·예술 콘텐츠 업계를 이끌어 왔던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난 2021년 폭발적으로 성장한 아트 NFT 시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선 다양한 접근 방식이 있다. 단순히 시장의 성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 의해 시장이 커졌는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아트 NFT를 구매한 것은 누구이며, 그들은 왜 아트 NFT를 구매했을까?
이에 대해 누군가는 ‘MZ 세대’의 시장 참여 때문이라고 답한다. 강 대표 역시 최근 아트 NFT 시장의 성장의 원인 중 하나로 MZ 세대의 부상을 꼽았다. 아트 시장 등 문화·예술계에서도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 세대와 문화·예술을 위한 NFT 플랫폼을 강조하며 등장한 엔플라넷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지난 2021년, NF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블록체인 기술이 보여준 여러 가능성 중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실제 소유할 수 있는 소재로 NFT가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대중들에게 암호화폐와 혼용돼서 사용됐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NFT는 문화·예술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덕분에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대중은 블록체인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고도 기존의 문화· 예술을 향유하던 그대로 NFT를 소비했을 것 이고요. 이는 NFT 시장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 세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이른바 ‘소확행’을 추구하는 문화가 익숙한 MZ 세대에게 NFT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너무 비싸지 않은 수준의 아트 NFT를 구매함으로써 얻는 만족감과 소유욕의 해소는 MZ 세대들에게 필요했던 것이거든요.
최근 MZ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요. MZ 세대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MZ 세대를 분류한다기보다 이 시대 사람들이 어떤 문화에 크게 공감하고 있는가를 살펴보 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MZ 세대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투자 보다 작더라도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 이 강합니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초월하는 정 도의 성공을 기대하기도 하는 다소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요.
이는 이들이 자라온 시대적 환경에 따른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MZ 세대들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1998년 IMF 사태나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시작돼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부모님 혹은 가족들을 직접 목격해왔거든요.
개인이 아무리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도 주변 환경에 의해 무너져가는 상황들을 직접 눈으로 목격해온 MZ 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됐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불안한 먼 미래보다는 당장 오늘이나 내일의 작은 행복들을 추구하는데 집중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성향에 더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는데 익숙한 MZ 세대는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에 NFT와 같은 새로운 문화에 금방 융화되는 것이죠. 밈 (meme)과 같은 새로운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 들어내는데 익숙한 MZ 세대에게 NFT는 안성 맞춤인 장난감과 같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MZ 세대를 위해 엔플라넷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어떤 세대보다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해 관심이 많은 MZ 세대에게 엔플라넷은 최적의 NFT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NFT를 전시하고 판매만 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큐레이터와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집가들이 좋아하는 작가나 감독의 새로운 작품을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고, 그 프로젝트의 제작 과정에 참여하거나 만들어진 작품을 함께 공유하고 구매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가들과 수집가들이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문화·예술 라운지를 준비하고 있기도 해요. 작가들의 실물 작품을 직접 볼 수 있고, 디지털 아트의 경우 해당 작품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시할 공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NFT를 판매하기 위한 플랫폼이 아니라 작가와 수집가가 함께 문화 활동을 향유하고 더 나아가 동호회 개념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작, 투자,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른손에서 서비스하는 NFT 플랫폼은 다른 플랫폼과 어떤 차이점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답해드리자면 문화·예술 NFT에 있어서는 가장 높은 전문성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사실 현재 NFT 시장이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조금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NFT가 또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에요. 작품성이나 작가의 의도와 같이 작품을 평가할 때 필요한 많은 다양한 요소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만 초점을 맞춘다거나 거래 수수료 를 얻기 위해서만 움직이려 하고 있거든요. 몇몇 플랫폼을 살펴보면 문화·예술 시장에 대한 고민이나 기여가 전무한 상태로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NFT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NFT 시장에서 지니고 있는 강점은 누구보다 작가와 작품 친화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36년 동안 바른손이 문화·예술 콘텐츠 사업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기술인 블록체인과의 융합을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죠.
저희가 추구하고 있는 모델은 작가들의 작품 생태계를 위한 NFT 플랫폼입니다. 단순히 NFT를 판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작품을 제작, 전시,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서 해당 작품들이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들이 공들여 만든 작품이 단순히 암호화폐와 같은 토큰이 아니라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영화 기생충을 비롯해 다양한 영화의 제작을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미술품 이외 영화, 방송, 음악과 같은 미디어 콘텐츠 상품의 NFT 프로젝트 역시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NFT를 하나의 토큰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수집가와 팬들이 문화·예술을 제대로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이는 수집가들에게도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단순히 NFT라는 이유로 비싸게 팔렸지만, 세컨더리 마켓에서는 수요가 없는 NFT가 아니라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 가치가 보존되는 NFT 가 되는 것이죠.
작가 친화적인 NFT 플랫폼이라고 하셨는데요.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앞서 설명한 대로 작가들의 작품을 의도한 모습 그대로 작품성을 최대한 살려 NFT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가와 수집가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NFT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에 더해 저희는 보다 많은 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술 업계를 살펴보면 사진, 공예, 영상 예술을 제외하고 순수 미술과 조형 분야만 살펴봐도 매년 1만 7000여 명의 새로운 창작자들이 도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은 상당수가 대중에게 제대로 소개도 못해보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갤러리나 아트페어를 통하지 않으면 유통 생태계에 진입조차 하지 못하는 아트 시장의 폐쇄적인 구조 때문이죠.
저희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작가들을 위한 공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엔플라넷에서는 협약을 맺은 작가의 작품을 NFT로 판매하는 것과 동시에 새롭게 도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오픈마켓과 비슷한 개념으로 운영되겠지만 저작권 침해나 위작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엔플라넷 자체 시스템도 준비돼 있죠. 보다 많은 작가들에게 기회를 제공 하고, 수집가들 입장에선 더욱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BBR 독자를 비롯해 이 기사를 보고 있을 작가, 수집가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NFT 작품이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의 토큰처럼 거래되는 것을 바라는 작가들은 없을 것입니다. 저희 바른손은 문화·예술 작가들의 그 마음을 새기고 이것이 가장 바른 길인지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훌륭한 작가분들이 함께해주고 계시기에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엔플라넷이라는 브랜드가 작가님들과 수집가분들에게 자긍심과 자랑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직 경험해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을 제공하고 작가와 수집가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플 랫폼으로 NFT 시장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본 인터뷰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2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