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팬 토큰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6월 이후 팬(Fan) 토큰의 시가 총액은 약 1억 5700만 달러(약 1854억 원)까지 급등했다. 스포츠 팬 코인인 칠리즈(CHZ)와 칠리즈가 운영하는 스포츠 업계 전문 블록체인 기업 소시오스(Socios.com)의 CEO인 알렉산드레 드레이푸스(Alexandre Dreyfus)는 팬 토큰이 현재 2억 5000만 달러(약 2950억 원) 가량 판매됐다고 밝혔다.
2021년 12월 1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는 팬 토큰 전문 웹사이트인 팬마켓캡(FanMarketCap)의 데이터를 인용하며 팬 토큰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팬마켓캡에 따르면 모든 팬 토큰의 시가총액은 4억 1700만 달러(약 4925억 원) 수준이며 6월 중순, 2억 6000만 달러에서 60%가량 증가했다. 팬 토큰의 일일 거래량은 2억 7000만 달러 수준이다.
가장 가치 있는 팬 토큰은 소시오스가 칠리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하고 있는 프로 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과 맨체스터 시티(CITY) 코인 등이다. PSG의 시가총액은 4900만 달러(약 578억 원), CITY의 시가총액은 3800만 달러(약 450억 원)이다.
이외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가 2021년 10월, 자회사 바이낸스 런치패드를 통해 발행하고 있는 라치오(LAZIO) 팬 토큰 역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팬 토큰 중 하나이다. 라치오의 시가총액은 약 5100만 달러(약 600억 원) 수준이다.
보통 프로 스포츠 클럽 팬 토큰의 경우 보유자에게 클럽의 정책이나 상품 디자인, 보상 및 투표를 포함하는 다양한 팬 관련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
드레이푸스는 “팬 토큰은 암호화폐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의 가격 변화에 따라 사고파는 일반 투자자들과 달리 팬들은 팬 토큰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팬 토큰이 일반 암호화폐와 다른 점을 설명했다.
드레이푸스는 “팬 토큰과 소셜 토큰의 시장 규모는 향후 5년 동안 최대 100억 달러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현재는 스포츠 클럽 위주로 팬 토큰이 발행·거래되고 있지만 아이돌 가수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팬 토큰이 등장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박성준 동국대학교 블록체인 연구센터장은 “추후 코인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지만, 팬덤코인(팬 토큰)은 확실히 더욱 성장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팬심이라는 내재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아이돌로 성장한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을 대상으로 한 코인이 발행되기도 했었다.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겟은 2021년 10월 BTS의 팬덤 이름인 아미(ARMY)를 활용해 코인을 발행했다. 비트겟은 “BTS 멤버들에게 평생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코인을 발행했다”라며 “BTS가 생존에 걱정 없이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발행 이유를 설명했다.
아미 코인은 몇 분 만에 1000달러에서 7만 8000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등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는 해당 코인이 BTS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비트겟의 아미코인 이후에도 BTS의 팬덤을 사칭하는 코인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지금까지 등장한 BTS 관련 코인들은 실제로 BTS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칭이었지만, BTS나 이들의 팬덤인 아미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격이 폭등하는 등 수요가 많다는 점은 추후 팬 토큰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들은 팬 토큰에 대해 “단순한 암호화폐라기보다 팬들에게 멤버십 개념의 혜택을 제공하거나 일종의 굿즈(Goods)가 될 수 있어 그 성장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