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시중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협력 움직임을 보이자 중앙은행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2021년 12월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차야와디 차이-아난트(Chayawadee Chai-Anant) 태국 중앙은행 수석 총괄은 시중은행이 암호화폐 거래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석은 암호화폐가 가격 변동성 등 상당한 위험 요인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은행이 대중과 예치금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취급을 억제하는 이번 성명은 주요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2021년 11월 초 태국 최고(最古) 은행인 시암상업은행(SCB)은 현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쿱(Bitkub)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2021년 8월 말에는 국가 5대 은행인 아유디아 은행이 암호화폐 거래소 집멕스(Zipmex)에 13억 달러 상당을 투자하기도 했다.
태국 유통 대기업 더몰그룹(The Mall Group)이 암호화폐 결제를 채택하는 등 현지 암호화폐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중앙은행은 암호화폐를 상품·서비스 결제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심각한 가격 변동성과 사이버 도난, 개인 정보 유출, 자금세탁 같은 잠재 위험 요인을 거론하면서 암호화폐 확산이 기존 결제 시스템, 금융 안정성, 소비자 보호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카폽 판야누쿨(Sakkapop Panyanukul) 태국 중앙은행 총괄은 "(법정화폐가 아닌) 다른 화폐가 널리 사용될 경우 시장을 감독하는 중앙은행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활동 단속에 나선 것은 태국 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 제공을 허용해달라는 현지 금융 업계의 요청을 거부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암호화폐 서비스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이익에 반한다"면서 암호화폐 합법화를 계속해서 반대하고 있다. 7월에는 증권거래소에 암호화폐와 관련 금융상품을 지원하지 말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결제 금지 법안을 준비 중인 인도는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취급을 전면 금지했다가 대법원의 '위헌' 판결을 받고 해당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