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블록체인의 비신뢰(trustless) 특성과 검열 저항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 가능한 기술 방안들을 제시했다.
부테린은 2021년 12월 6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이더리움 2.0을 위한 로드맵 '엔드게임(endgame)'을 공개했다.
그는 "높은 블록 생성 빈도와 큰 블록 크기를 가지고 초당 수천 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일반적인 '빅 블록체인(big blockchain)'은 상당히 중앙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이 상당히 큰 경우, 수십 개 또는 수백 개의 노드만이 블록 생성과 기존 체인 검증을 수행할 수 있는 완전 참여형 노드를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테린은 확장성을 개선할수록 중앙화될 수밖에 없는 대형 블록체인이 적정한 비신뢰 상태와 검열 저항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방안들을 제안했다.
첫 번째는 리소스 요구 수준이 낮은 2차 스테이킹 계층(a second tier of staking)을 추가해 블록 검증을 분산 수행하는 기술이다. 이 경우, 블록에 담긴 거래들은 각각의 머클(또는 버클) 트리 루트를 가진 100개의 버킷으로 분산된다. 2차 계층의 스테이커들은 랜덤으로 해당 버킷 중 하나를 할당받아 검증을 수행하게 된다. 블록은 검증자 3분의 2가 서명해야 처리된다.
두 번째는 부정증명(fraud proofs)이나 영지식 스나크(ZK-SNARK)을 도입해 이용자가 직접 저렴하게 블록 유효성을 확인하게 하는 방식이다. 영지식 스나크는 정보 공개 없이 정보 보유 사실을 증명하는 영지식 증명의 변형 기술이다. 암호화된 방식으로 블록 유효성을 직접 검증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정증명은 블록에 유효하지 않은 버킷이 있으면 누구나 이를 알릴 수 있는(broadcast) 기술로, 보안성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이밖에 데이터 유효성 샘플링을 도입해 이용자가 블록 유효성을 검사할 수 있게 하는 방안, 2차 거래 채널을 추가해 거래 검열을 방지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2차 거래 채널 추가 방안에는 2차 계층의 스테이커가 다음 메인 블록이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거래 명단을 제출하는 방식 등이 포함됐다.
부테린은 제안한 기술 옵션들이 중앙화 문제 자체를 해결할 수 없지만 프로토콜 차원에서 네트워크를 '규제'하는 방식으로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제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더리움은 2020년 11월부터 합의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변경하는 이더리움 2.0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핵심 단계인 런던 하드포크를 2021년 8월 성공적으로 마쳤다. 해당 하드포크는 네트워크 수수료를 개선하고 유통 이더리움 수를 줄이는 EIP-1559이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이후 43억 달러에 달하는 100만 ETH를 소각하며 디플레이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