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철저한 암호화폐 지우기에 나섰지만 한 줄기에서 나온 NFT와 메타버스가 새로운 대세로 부상하면서 관련 규제 접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관계자는 NFT와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디지털 혁신이 불법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우려 섞인 입장을 나타냈다.
2021년 12월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궈 원쥔(Gou Wenjun) 인민은행 자금세탁방지감독분석센터장은 2021년 12월 첫째 주 주말 상하이에서 열린 포럼 연설에서 "NFT와 메타버스 활동에 대한 중국 내 관심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데 (해당 기술들은) 손쉽게 자금세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상자산(virtual assets)은 탈중앙화돼 있고 익명이며 국경이 없어 협박, 마약 밀매, 도박, 자금세탁, 테러자금조달, 탈세, 해외 자금 유출 같은 불법 거래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면서 "암호화폐, NFT, 메타버스 내 대상물 등 디지털 자산을 획득하는 방식은 점점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궈 센터장은 "(NFT와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자연스럽게 분리돼 있으며, 일정 수준의 상호운용성을 갖기 때문에 범죄자에 자금세탁 도구로 사용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국 내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 활동을 원천 차단시킨 상태다. 하지만 새로운 개념인 NFT와 메타버스는 아직까지 규제 회색 지대에 있는 상태다.
중국은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증권일보(Securities Times)를 통해 "NFT 거래에 큰 거품이 껴 있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많은 구매자들이 예술품 자체를 평가하지 않은 채 NFT를 구매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 빅테크들은 NFT와 메타버스를 디지털 혁신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 IT 대기업인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넷이즈는 발빠르게 메타버스 상표권 신청에 나섰다. 윌리엄 딩 레이(Wiliam Ding Lei) 넷이즈 CEO는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NFT 거래 플랫폼 환허(Huanhe)를 개설했으며 문화유산 기반 NFT도 발행했다. 알리바바는 저작권 거래 위한 NFT 마켓을 출범하고 산하 티몰과 알리페이 등을 통해 NFT 상품을 제공한 바 있다.
다만, 빅테크 기업들은 NFT에 대한 고강도 자율 규제를 마련하고, NFT 대신 '디지털 수집품'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등 암호화폐와의 연관성을 우려하는 당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NFT와 메타버스 규제는 점차 구체화될 전망이다. 센터장에 따르면 중국 50개 이상의 관할 당국은 관련 규제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거나 이미 개발 중이다. 디지털 자산의 소유자와 운영사를 관리·감독하는 라이선스 제도 등도 검토하고 있다.
궈 센터장은 "중국 인민은행 산하 자금세탁방지 부문은 법집행 기관과 정보 공유와 협력을 강화하고 금융 기술과 혁신을 빙자한 불법 자금조달, 사기, 자금세탁, 기타 범죄 활동을 감독·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