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룰 표준화 작업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1년 11월 30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를 위한 FATF 개정 방향과 트래블룰 표준화 방안'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트래블룰은 자금이 마약이나 테러 등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규정한 규칙이다. 자금 전송 시 금융 사업자는 송신자 뿐 아니라 수신자 정보까지 모두 수집해야 함을 명시해 '자금 이동 규칙'이라고도 한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2022년 3월 25일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은 트래블룰을 시행해야 한다.
주제발표 후 진행된 토론에서 이정하 한국블록체인협회 글로벌 트래블룰 표준화 TF 부단장은 "트래블룰 표준화는 자금세탁범죄 예방효과와 더불어 규제당국과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는 특금법 개정에 따라 2021년 9월 24일부터 시행됐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의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불신의 시각은 거래소의 자금세탁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구심에서 나타났다. 이정하 부단장은 "이런 의구심을 신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 가상자산 업계가 트래블룰을 이행해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을 통해 가상자산의 거래자(발신자, 수취자) 정보와 거래 규모·거래 패턴 등의 데이터들이 쌓이면 의심스러운 가상자산 거래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의심거래보고(STR)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이로써 자금세탁범죄 예방효과와 규제당국이나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단장은 "트래블룰 표준화는 국내 현안 해결과 글로벌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작업"이라며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실질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미 트래블룰 솔루션이 대형 거래소 중심으로 구축됐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트래블룰 표준을 만들어 공유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 부단장은 "호환성, 상호운용성, 표준전문 등이 트래블룰 표준화의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표준안이 국내거래소에 적용되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보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