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룰이 시행되면 복권처럼 인식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소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지열 자금세탁방지전문가협회장은 2021년 11월 30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루비홀에서 개최된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준수를 위한 FATF 개정 방향과 트래블룰 표준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트래블룰을 시행하면 ▲특금법 정상화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공정 과세 체계 수립 ▲업권법 논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정상화에 대해 그는 “한국 특금법에는 FATF 권고에 없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취득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정 협회장은 “이 두 가지는 가상자사사업자를 제도권으로 편입할 때 자금세탁방지 능력을 신뢰할 수 없었던 금융당국이 은행을 통해 간접 규제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1년 9월 24일 특금법 시행 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상자산사업자 사례가 없었다”면서 “국회가 특금법 상의 특이 조항인 ISMS와 실명 계좌 조항을 개선해 성실하게 고객확인제도와 트래블룰을 준수하는 가상자산 사업자에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은 익명성으로 인해 해킹, 사기 등에 취약했지만 트래블룰로 가상자산 추적이 용이해지면 오류 입금, 해킹 등의 사전적 예방과 사후 수사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협회장은 “트래블룰 시행은 공정 과세의 핵심 인프라”라며 “현재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기준은 복권 등과 같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이는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사회 및 조세 당국의 시각이 복권을 바라보는 시각과 같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래블룰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가 투명해지면 가상자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소득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러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국회에서도 가상자산 과세를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소득으로 변경하는 합리적인 입법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래블룰 시행이 업권법 논의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정 협회장은 “가상자산의 제도화는 업권법이 나오고 후속으로 규제법이 나오는 일반적 순서가 아니다”라며 “2021년 3월 25일 트래블룰 시행과 함께 고객확인제도가 실시되면 가상자산 생태계도 건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