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불고 있는 ‘메타버스’ 열풍에 은행 등 금융권들 역시 올라탔다. 단순히 메타버스 관련 사업뿐 아니라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메타버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점포 방문 없이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래의 고객이 될 MZ세대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을 비롯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2021년 11월 21일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개발 업체 선정을 마쳤다.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을 위한 백오피스(Back Office) 시스템도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뿐 아니라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사업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아놓은 상태다.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 내에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할 대체불가토큰(NFT)과 스테이블코인 등에 대한 기술 검증 역시 완료했다.
4월 신한은행은 헤데라 해시그래프(Hedera Hashgraph) 네트워크의 탈중앙화 관리를 총괄하는 헤데라 이사회에 가입했으며 7월에는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거버넌스 카운슬에 진입하기도 했다. 11월에 부산에서 개최된 '2021 NFT BUSAN‘에서는 오는 2022년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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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해 ‘KB금융타운’을 구축했다. 해당 메타버스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영진 회의와 외부 업체 회의를 진행하고 재택근무자가 원활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함께 MZ 세대를 위한 금융 플랫폼인 ‘리브(liiv) 리부트원’을 공개하면서 걸그룹 에스파를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 에스파는 오프라인과 가상공간의 세계관에서 모두 활동한다는 콘셉트의 걸그룹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메타버스 세계관을 갖고 있는 에스파가 은행의 디지털 혁신 의지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느 모델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전담 팀인 ‘디지털혁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7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축해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제페토에 ‘하나월드’를 열고 딜링룸, 위변조 대응센터 등 은행 고유의 공간을 마련하고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미로와 보물창고 등 체험 콘텐츠를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기업 200여 곳이 참여하고 있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NH농협은행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 ‘NH독도버스’를 내놓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IBK기업은행은 메타버스로 다시 돌아온다고 화제가 된 싸이월드의 메타버스에 영업점을 개설한다고 알렸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싸이월드와 협업을 통해 IBK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미래 금융채널 확보하게 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중은행들의 메타버스, 블록체인 사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전무하다는 점과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이 준비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국내에서는 관련 법안과 제도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사업을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메타버스를 통한 금융 서비스 과정에서 식별되지 않은 보안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공자의 신뢰성 보장을 위한 보안성 확보와 구현 기술 보안성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하고 선제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라며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