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대출 상품 출시 계획이 무산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해당 계획을 추진하면 소송하겠다고 경고한지 2주 만에 나온 결론이다.
코인베이스는 2021년 9월 17일(현지시간) 관련 공지 업데이트를 통해 "이미 전국에서 수십만 명의 고객들이 가입 대기를 신청했지만 USDC 대출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가겠다"며 이번 결정이 규제 문제로 인한 것임을 드러냈다.
이용자가 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아가는 대출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인베이스도 USD코인 예치에 연 4%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출 상품 '렌드(Lend)' 제공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SEC가 "대출 상품이 '증권'에 해당할 수 있으며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경우 소송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코인베이스는 9월 7일 "대출 상품은 투자 계약이나 어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도 "10월까지는 렌드 출시를 연기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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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하루 거래량이 63억 달러가 넘는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대출 상품 출시를 포기하며 SEC와의 충돌을 피했지만 SEC가 거래소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위원장은 9월 14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SEC 위원장은 "거래소는 증권으로 판단할 만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지만 규제 대상 기관에서 제외돼 있다"며 추가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피력했다.
코인베이스, 정부 기관과 잇단 계약 체결
코인베이스는 거래소에 직접 규제 압력을 가하는 SEC와 대립각을 세웠지만 암호화폐 범죄를 방지하기 원하는 다른 정부 기관과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2021년 9월 20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집행국(ICE)에서 '서비스형 애플리케이션 개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계약을 수주했다. 계약 금액은 45만 5000달러다. 최대 3년까지 연장 가능하기 때문에 총 계약 규모는 136만 달러(16억 1700만 원)에 달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8월에도 ICE와 3만 달러 규모의 '컴퓨터 포렌식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은 바 있다. 2020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블록체인 분석 소프트웨어 '코인베이스 애널리틱스'를 제공하는 등 국토안보부 비밀수사국에도 협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