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을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21년 6월 25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는 스위스 현지 매체 핸델스자이통(Handelszeitung)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카를로스 렌츠(Carlos Lenz) 스위스 중앙은행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프랑 없이도 기존 결제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에 CBDC를 발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스위스 중앙은행은 2021년 6월 초 국제결제은행(BIS), 프랑스 중앙은행과 ‘프로젝트 쥐라’라는 명칭으로 국경 간 CBDC 결제 테스트에 착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렌츠는 “그저 연구일 뿐, 실제 적용 계획은 없다”며 “쥐라 테스트의 경우 금융기관 간 자금을 이체하는 거액 거래에만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CBDC를 발행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전 유로화가 도입될 때도 똑같은 논의가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유로화가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화폐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블록체인, CBDC에 적합한 기술이 아냐”
렌즈는 “디지털 프랑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많은 기술을 모색할 기회가 있다”며 “예를 들어 중앙은행이 직접 계좌를 개설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앙은행의 통제 없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블록체인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탈중앙화라는 해결책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의 구현에 대해 많은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해 왔다. 토마스 모저 스위스 중앙은행 연구원도 2019년 소량 거래 CBDC의 경우 이미 중앙은행에서 신탁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사용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위스는 2019년부터 CBDC를 연구해왔다. 당시 스위스 은행은 정부에 CBDC를 발행할 잠재력이 있는지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2019년 12월 정부는 디지털 프랑의 위험성이 높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여전히 CBDC에 대한 연구는 진행하고 있다.
CBDC에 블록체인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논쟁과는 별개로 중국은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CBDC 거래를 단순화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2021년 6월 중순, 중국 인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위안화로 급여를 지급하는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