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소국 엘살바도르가 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이 금융 포괄성, 송금 수수료 등의 기존 문제들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1년 6월 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나입 부켈레(Nayib Bukele)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 2021 컨퍼런스' 영상을 통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하는 법안을 다음주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의회 승인을 받으면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로 최종 지정될 전망이다. 부클레 대통령이 속한 신생 정당이 의회 과반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2020년 국내총생산(GDP)은 246억 달러 수준이다. 국민 70%가 은행 계좌가 없고 경제활동은 대부분 비공식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통해 취약한 금융 인프라 수준을 대체하고 금융 포괄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안전한 거래, 신용 대출, 저축, 투자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경제를 성장시키고 금융 포괄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비트코인 법정통화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은행 계좌가 없는 수천 명에게 혜택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이 막대한 송금 수수료 문제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미국과의 인바운드 송금 규모가 6번째로 큰 국가지만 GDP의 20% 달하는 높은 수수료로 인해 국민이 누리는 혜택은 반감되고 있다.
부클레 대통령은 "중개 수수료로 인해 상당한 경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해외에 거주하는 살바도르인의 국내 송금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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잽(Zap) 산하 비트코인 월렛 및 뱅킹 서비스 제공업체 스트라이크(Strike)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을 지원하고 있다. 법안 작성에도 참여했으며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스트라이크는 2021년 3월 엘살바도르에 모바일 결제 앱을 론칭한 바 있다.
잭 몰러스(Jack Mallers) 스트라이크 창업자는 "비트코인은 훌륭한 준비자산이며 우수한 통화 네트워크"라면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면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개방형 결제 네트워크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정책이 엘살바도르 같은 개발도상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를 인플레이션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방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가 암호화폐 자체를 법정통화로 지정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통한 금융, 경제 개선을 꿈꾸고 있다. 다만,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국가인 만큼 비트코인 채택이 실제로 기대하는 개선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 80%에 이르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통해 디지털 경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