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언론 검열과 탄압에 맞서 NFT(대체불가토큰) 아티스트들이 언론사를 지원하기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 유명 매체 메두자(Meduza)는 2021년 5월 25일(이하 현지시간) NFT경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이벤트는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메두자를 돕기 위해 기획됐다.
메두자는 러시아 언론인 갈리나 팀첸코가 2014년 러시아 정부로부터의 탄압을 피해 라트비아로 이전해 세운 언론사다. 러시아 내부의 부정부패, 뇌물 문제 등을 다루며 반정부 매체로 활동 중이다.
2021년 5월 23일 러시아 정부는 메두자를 '국외 에이전트'로 지목하고 소속 기자들이 올린 모든 기사에 '국외 에이전트'가 작성했다는 표시를 붙일 것을 강제했다. 또한 분기마다 상세한 재무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 감시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메두자는 일주일 만에 모든 광고 고객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 여러 국가에서 81명의 예술가가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합심해서 NFT 작품을 공동으로 완성하고, 메두자를 돕기 위한 각종 홍보에 힘쓰고 있다.
참여 아티스트 중 하나인 아르템 로스쿠토프(Artem Loskutov)는 "국가의 공격을 받고 있고 폐쇄될 위험에 처해있는 언론 매체를 지원하고 싶다" 며 "많은 기자가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 아티스트인 에브게니 주코프(Evgeny Zubkov)는 "독립적 매체 없이는 어떤 국가도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당 NFT는 5월 27일부터 NFT 마켓플레이스 래러블(Rarible)에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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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언론 자유 위한 수단으로 활용
이번 NFT 경매는 국가로부터 언론 탄압를 받고 있는 언론사를 돕기위해 NFT 기술이 활용된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언론 검열과 탄압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친군부 언론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사를 폐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한 지방의 실태를 알린 시민기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러시아에서도 현재 언론 탄압이 진행되고 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2021년 각 나라 언론 자유도 지수에서 러시아는 180개국 중 150등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한 언론사의 기고가인 스베틀라나 프로코피예바는 러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메두자의 이반 골루노프(Ivan Golunov) 기자도 2019년 6월 6일 마약을 소지했다는 혐의로 체포당했다. 당시 러시아 시민들과 언론사들은 그가 모함을 당했다며 이를 언론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항의했다.
이번 행사에 앞서 2021년 4월 30일 메두자는 러시아 정부 탄압으로 매출이 급감하자 암호화폐로 기부를 받는 캠페인을 벌였다. 한 달도 안돼 총 2만 4000달러 상당의 암호화폐가 모금됐다.
4월 18일에는 미국 정부의 도청 의혹을 폭로한 뒤 러시아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 국가안보국(NSA) 요원의 NFT 작품 '스테이 프리(Stay Free)'가 540만 달러(약 60억 원)에 팔린 바 있다. 당시 스노든은 "이번 경매는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고 대중에게 봉사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언론 탄압과 수익 구조 악화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언론사를 후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NFT가 점차 각광을 받게 될 전망이다.
국내 블록체인 테크 미디어 기업 퍼블리시는 뉴스 콘텐츠를 NFT로 발행해 디지털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 '퍼블리시 NFT'를 개발하고 있다.